백기 든 태영건설···워크아웃 개시 일단락

최형호 기자 2024-01-08 09:30:48
태영그룹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시한 기존 4가지 자구안을 모두 이행하기로 했다.

워크아웃을 추진하기 위해 대주주 경영책임 이행과 강도 높은 자구계획 제출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더해 워크아웃 신청 핵심 관건인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도 어느정도 윤곽이 잡혔다. 윤세영 창업회장 등이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한 것.

당국과 채권단은 '자기 뼈를 깎는 노력'을 강하게 요구해왔는데, 이 같은 차원에서 오너 일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던 티와이홀딩스 지분 담보제공도 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족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후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에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등을 제시했다. 

이 중 논란이 된 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건이다. 태영 측은 그룹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에 지원한 금액도 크게 보면 태영건설에 지원한 것이라며 이미 약속을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채무에 사용한 자금을 두고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맞섰다.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한 금액은 659억원에 그친다며 890억원을 마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채권단은 태영 측의 행태를 두고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과 절차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잘못된 내용"이라고 질타했다. 

코너에 몰린 태영 측은 채권단 요구대로 태영건설에 890억원을 납입하기로 하면서, 일단 꼬리를 내렸다. 

윤세영 창업회장의 딸인 윤재연 블루원 대표는 태영인더스트리 지분을 팔고 확보한 513억원을 직접 출연하진 않고, 윤세영 회장 측에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납입 대금 마련을 간접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티와이홀딩스 지분 담보제공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일단락됐다. 

앞서 윤세영 회장은 채권단 설명회에서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호소한 바 있다.

윤 회장은 이를 지키기 위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오너 일가 사재를 출연하는 등 추가 자구안 등을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껍데기 보단 알맹이를 어떻게 처리해 워크아웃 개시는 일단락 됐다. 핵심관건을 어느 정도 해결함으로써 채권단 피해 또한 최소화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워크아웃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태영 스스로 해결한 셈이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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