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회장 눈물 호소에도··· 태영건설 워크아웃 난항 위기

최형호 기자 2024-01-04 10:55:13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난항 위기다. 태영건설이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시했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자구안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 워크아웃 개시전부터 갈등 양상이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이 제1차 채권단협의회가 예정된 오는 11일까지 더 적극적인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 일부는 태영건설 자구안에 대해 "알맹이가 없다"며 설명회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태영그룹 윤석민 회장 416억원+티와이홀딩스 1133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계열사인 에코비트의 매각을 추진해 매각자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안을 발표했다.

또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을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읽었다.

채권단은 운 회장에 사재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 질의했지만, 윤 회장은 질의응답이 이어지기 전에 자리를 떴다.

태영 측은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의견을 드리기 어렵다", 사재출연 규모나 추가 자구안 질문엔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채권단은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SBS 지분 매각에 선을 긋는 대목에서는 채권단 사이에서 "정말 저게 다냐", "SBS는 안 판다는 얘기냐"는 반응도 나왔다.

채권단 일부는 태영건설 자구안이 "알맹이가 없다"며 설명회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

산은 측도 태영건설의 자구안 약속이 첫날부터 지켜지지 않았으며 자구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주사인 TY이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중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산업은행과 약속했지만, 확보한 자금을 티와이홀딩스의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태영 측과의 신뢰가 상실된 케이스,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대주주의 뼈를 깎는 충분한 자구노력을 통해 사회적 경제적 피해가 최소화 되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는 채권 금융기관 600여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채권단 관계자 700여명이 참석해 설명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설명회에선 자구안 외에도 워크아웃 반대매수청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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