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의대서 3401명 증원 신청…"26년만의 기회 놓칠 수 없어"

정부 "병원 이탈 전공의 오늘부터 처분 통지"
김성원 기자 2024-03-05 12:43:42
5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삭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40개 대학이 2025학년도 대입에서 늘려 달라고 신청한 의대 정원이 340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의대 증원 목표 2000명을 크게 뛰어넘는 것은 물론 지난해 대학들을 상대로 실시한 수요 조사 결과 중 최대치(2847명)를 웃도는 규모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5일 브리핑에서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교육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0개 대학에서 340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정부는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역량, 지역과 필수의료 지원의 필요성,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 역량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원 배정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소재 8개 대학 365명, 경기·인천 소재 5개 대학 565명 등 수도권 13개 대학이 총 930명의 증원을 신청했다.

또 비수도권 27개 의대는 2471명을 신청해 증원 인원의 72.7%가 비수도권 대학으로 파악됐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온 의료계는 그동안 대학 총장들에게 증원 신청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지만, 대학측은 학교의 위상이나 의대 교육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교육부가 "신청하지 않은 대학은 임의로 증원해주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데다 지난 1998년을 마지막으로 26년간 의대 증원·신설이 없었던 만큼 대학들로서는 '이번이 아니면 언제 증원이 될지 모른다'는 압박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정원 50명 미만의 소규모 의대들은 2배에서 5배에 달하는 증원을 신청했고, 거점 국립대 역시 적극적으로 증원 요청에 나섰다.

충북대는 기존 49명에서 201명 늘어난 250명으로 정원을 조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지금보다 정원을 5배 늘리겠다는 것이다.

울산대는 기존 정원 40명의 4배에 가까운 150명으로 정원 확대 의향을 제출했다. 건국대(충주·정원 40명)는 120명으로, 강원대(정원 49명)는 140명으로 정원을 현재 대비 3배 안팎으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대구가톨릭대(정원 40명)는 80명, 동아대(정원 49명)는 100명, 부산대(정원 125명)는 250명으로 각각 기존 정원의 2배 수준으로 늘려 증원하겠다고 보고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증원 수요와 함께 어떤 식으로 의대를 운영할지에 대한 계획도 받았다"며 "서류 검토를 하고, 선정 기준을 복지부와 협의한 후 배정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복지부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신규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1∼4년 차 9970명 중 8983명(90.1%)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서면 보고를 받은 50개 병원에 대해서도 추가로 현장을 점검, 업무개시명령 위반이 확인되는 즉시 면허 정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날부터 바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하기로 했다.

이날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들 전공의 7000여명에 대한 미복귀 증거를 확보했고, 추후 의료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이행하기로 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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