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평택항 국민여가캠핑장 조성 실태… ①'황당한’ 캠핑장 진입로

진입로 중간 황색실선 넘어야···이용객, “교통법규 위반?, 진입로 맞나?” 어리둥절
배민구 기자 2023-12-14 15:03:02
[스마트에프엔=배민구 기자] 경기 평택시 ‘평택항 국민여가캠핑장’이 내년 1월 정식 운영에 앞서 지난달 15일 개장식을 갖고 평택시민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에 나섰다. 이 캠핑장은 평택시가 국비 7억5000만원 등 총사업비 38억원을 투입해 평택항 공유수면 매립 부지 2만3320㎡에 캠핑장 39면과 취사장, 샤워실, 화장실 등을 조성한 야영시설이다. 도시계획시설 사후 변경과 진입도로 연결허가 지연 등으로 야영장업 등록 요건을 갖추지 못해 여러 차례 정식 개장이 미뤄지며 우여곡절을 겪었던 국민여가캠핑장의 조성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평택시가 시범운영 중인 평택항 국민여가캠핑장 진입로. 진입로 중간에 황색실선이 그어져 있고 뒤로 연결된 소매점 진출로와 도로 폭이 다르게 조성돼 있다.              /사진=배민구 기자

“캠핑장 진입로로 들어오는데 중간에 황색 실선이 갑자기 그어져 있어 당황했어요. 황색 실선을 넘어서 들어올 수밖에 없었는데 교통법규를 위반한 건 아닌지 걱정했어요.”

“캠핑장 입구로 들어오는 진입로가 헷갈려서 과적차량 진입로로 잘못 들어왔습니다. 과적차량의 가속구간 끝이 캠핑장 진입로와 연결이 안 돼 위험해 보였어요.” 

‘캠핑장까지 오는데 불편한 점은 없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용객들이 이구동성으로 답한 내용이다.

차를 타고 캠핑장으로 가려면 서동대로 본선에서 진입로로 차선 변경 후 우회전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진입로 중간에 황색실선이 그어져 있어 반드시 이 선을 넘어야 한다.

현재 캠핑장 진입로 주변은 과적차량 단속구간의 가속차로(진출로)와 과적차량 단속구간 우측에 조성될 소매점의 가속차로가 캠핑장 진입로와 잇달아 접해있다. 캠핑장 이용차량은 두 번이나 연속되는 가속차로를 지나야 캠핑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애초 진출입 차량 간 사고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게 설계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마저도 소매점 진출로와 캠핑장 진입로의 도로 폭이 서로 달라 연결이 안 된 기형적인 도로로 조성돼 있다.

게다가 본선인 서동대로의 이동 차량들이 대부분 대형 차량이고 교통량도 많은데다 고속으로 운행하는 점을 감안할 때, 캠핑장 이용 차량이 자칫 진입로에서 주저주저하기라도 하면 대형 추돌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평택시의 이해하기 힘든 진입로 조성으로 캠핑장 이용객들은 교통법규 위반은 아닌지, 정상적인 진입인지 헷갈릴뿐더러 교통사고에 대한 불안감마저 드는 상황.

상황이 이렇다보니 평택시는 조만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해결방안을 놓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니다. 평택시의 개선방안을 소매점 측이 합의해야 하고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도 도로관리청인 수원국토관리사무소가 최종 승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입로 중간의 황색실선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현재 (캠핑장) 진입 차선과 황색실선 사이 구간은 화단분리대가 설치될 공간”이라며 “향후 평택지방해양수산청에서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매점 진출로와 도로 폭이 안 맞는 것에 대해서도 “수원국토관리사무소에서 최종 허가 당시 화단분리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해서 진입도로를 뒤로 밀어 설계한 것인데 먼저 허가를 받은 소매점 측이 그대로 시공해서 그만큼 차이가 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캠핑장 진입을 위한 감속구간과 소매점 진출을 위한 가속구간이 겹치게 승인됐다. 과적차량단속 구간은 추후 철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캠핑장도 소매점도 가감속차로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게 최적 방안은 아니지만 지금 현장 여건상 그럴 수밖에 없고 캠핑장이나 소매점의 교통량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수차례 연기되며 미뤄져 왔던 캠핑장 개장을 무리하게 추진한 평택시의 섣부른 행정이 시민의 안전만 위협한 꼴이어서 이용자 안전조치와 진입로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배민구 기자 mkbae12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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