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 경영권 분쟁' 최종 승리...하이브, 인수 포기 결정

카카오, 26일까지 SM 공개매수...하이브와 플랫폼 사업협력
황성완 기자 2023-03-13 09:51:47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경쟁을 해온 카카오와 하이브가 지난 12일 "SM 지분 확보를 위한 경쟁과 분쟁을 끝내기로 양사가 합의했다"고 발표하며 막을 내렸다. 카카오는 예정대로 공개매수를 통해 SM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하이브와 플랫폼 관련 협업을 하기로 했다.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하고 카카오의 SM 경영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7일 카카오의 SM 지분 매입 계획 발표와 이수만 SM 창업자의 반발로부터 시작된 SM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분쟁이 한 달여 만에 종결된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 사옥 /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는 양사의 합의에 따라 지분 40%를 보유하는 SM 최대주주가 된다. 카카오는 하이브 SM 인수 중단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와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고 받는 파트너로서 K팝을 비롯한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와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기 위해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각 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K컬처 산업이 또 하나의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카카오는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IP 경쟁력과 IT 기술력 뿐 아니라 서로 경쟁하며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선의의 경쟁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산업 내 파트너들과 공정한 협력과 경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K컬처의 위상을 높이며, 대한민국의 차기 수출 주력 산업으로 규모감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자사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분 인수 과정에서 각 사의 주주와 임직원, 아티스트, 팬은 물론 K컬처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며 "경쟁하는 과정에 대한 국민들과 금융 당국의 우려를 고려해 하이브와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도 같은날 카카오와 합의 끝에 SM 인수 절차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하이브는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 측의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돼 SM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경영권 경쟁 자체는 카카오의 승리로 결론이 났지만, 승리한 상황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SM 인수에 카카오가 쓰는 1조2000억원 이상 비용은 2021년 카카오가 이수만 창업자 지분 인수 협상 당시 오갔던 인수 대금 6000억원의 2배 수준"이라며 "이번 공개매수 금액은 SM의 실질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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