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HBM 공급 3배 이상 늘린다”…AI 시장 주도권 확보 총력

5세대 HBM3E 12단 제품 2분기 내 양상 계획
고부가 HBM·서버 SSD 비중 늘려 ASP 개선 집중
신종모 기자 2024-04-30 15:37:01
삼성전자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공급 규모를 3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동시에 5세대인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내 양산하는 등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실적발표회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고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세에 맞춰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이날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bit)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해서 늘려가고 있다”며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준 부사장은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사와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7일 업계 최초로 36GB(기가바이트) HBM3E(5세대 HBM) 12H(High·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했다.

HBM3E 12H는 초당 최대 1280GB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를 제공해 성능과 용량 모두 전작인 HBM3(4세대 HBM) 8H(8단 적층) 대비 5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HBM3E 12H의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상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현재 HBM3E 사업화가 고객사 타임라인에 맞춰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이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HBM3E 비중은 연말 기준 HBM 판매 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2분기 수익성 집중…비트 출하량 확대보다 ASP 개선 주력

삼성전자는 고부가 HBM과 서버 SSD(Solid State Drive) 비중을 늘려 비트 출하량 확대보다는 평균판매단가(ASP)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ASP 상승 폭의 경우 D램은 20% 수준에 육박했고, 낸드는 30% 초반을 기록하며 D램과 낸드 모두 흑자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일반서버 및 스토리지 중심으로 수요 개선이 전망되고 시장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 DDR5, 고용량 SSD 등 서버와 스토리지 중심으로 생산을 전환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분기에는 서버 D램과 SSD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100%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생성형 AI의 확산이 D램뿐 아니라 SSD 등 낸드 수요도 끌어올릴 것”이라며 “기존 젠(Gen)4 4테라바이트(TB) SSD 대비 입출력 성능과 용량이 2배 이상 확대된 젠5 8TB 및 16TB로 고객사 요청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버향 QLC SSD 비트 판매량은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3배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한 9세대 V낸드. /사진=삼성전자


AI용 선단 제품 수요 급증…메모리 공급 타이트

김 부사장은 하반기에도 메모리 수요는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AI용 선단 제품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메모리 공급은 더 타이트해질 것으로 봤다.

그는 이어 “올해 업계 생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D램은 생성형 AI 수요 대응으로 선단 공정 생산능력(캐파)이 HBM에 집중되고 있어 그 외 선단 제품은 비트그로스 제약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낸드 역시 지난해부터 이어진 업계의 시설투자(캐펙스) 제약과 기존 생산라인의 선단공정 전환 등 자연 감산 영향으로 비트그로스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낸드는 V8 기반 젠5 SSD 등을 통해 서버용 고부가가치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3분기에 V9 QLC(Quadruple Level Cell) 양산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스템LSI는 부품 가격 압박 등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제품별로 다양한 방향의 스펙 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유기적인 부품 믹스 조정을 통해 이러한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전체 시장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삼성전자는 5나노 이하 첨단 노드 매출 증가로 올해 매출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나노 공정 성숙도를 개선해 AI/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등 고성장 응용처 중심으로 수주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권형석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올해 상판 픽셀 웨이퍼는 직접 생산하고 하판 로직 웨이퍼는 계속 아웃소싱하는 팹 라이트 운영방식으로 전환했다”며 “연구소와 개발·제조 간 원팀 체제로 픽셀 웨이퍼는 공급 생산성이 향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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