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아저씨', 에코프로 불법공매도 의혹 질타…신한證 "사실무근" 반박

박순혁 “운전면허증 주워 계좌개설‧주식매도 말 되나” 지적
신한투자증권 “증거 없는 일방 주장, 경찰 조사 경과 봐야” 반박
신수정 기자 2024-03-13 18:19:43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왼쪽부터)가 13일 금융당국이 주최한 개인투자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전 금양 홍보이사)가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주식 대량 매도 사건의 원인이 신한투자증권의 불법공매도 주문 때문이란 의혹을 제기했으나 신한투자증권은 “사실무근”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서 금융감독원(금감원)과 한국거래소 공동주최로 진행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박 작가는 신한투자증권의 불법공매도 의혹을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이동채 회장 소유의 에코프로 주식 2995주(약 25억원)가 본인 동의없이 대량 매도됐다. 박 작가는 이와 관련 신한투자증권의 불법공매도 주문으로 2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 주가가 급락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연말 “이 전 회장이 분실한 운전면허증을 신원 미상의 제3자가 습득해 알뜰폰을 개설, 비대면 주식계좌를 개설해 해당 주식을 매도한 범죄행위”라고 검사결과를 밝혀 불법공매도 혐의가 없다고 확인했다.

이날 박 작가는 “신한투자증권이 감옥에 있는 이  회장의 동의도 없이 주식을 매도한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다”며 금감원 검사결과와 신한투자증권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증권계좌 개설과정에서 입금 확인 및 공인인증서 구비 등 본인인증 절차가 까다로워 운전면허만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주식이 팔려나간 IP를 추척해보니 중국인가 홍콩이었다. 운전면허증 훔친 사람이 중국이나 홍콩까지 가서 주식을 매도했다는 얘기인데, 매도한 주식의 돈을 인수한 것도 아니라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태훈 신한투자증권 전무와 남궁태영 신한투자증권 준법감시인 상무(왼쪽부터)가 박순혁 작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신한투자증권 답변 차례에선 박 작가와 신한투자증권 관계자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남궁태영 신한투자증권 준법감시인 상무는 “저희한테 좀 섭섭한 부분이 많으신 것 같다”며 발언을 시작하려 했지만, 박 작가는 “불법한 행위가 있다고 얘기한 것이지, 신한투자증권에 억하 심정이 있어 꼬투리 잡아 얘기하는 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고함쳤다. 

남 상무는 당사 불법공매도 의혹 4가지에 대해 사실이 아니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을 둘러 불법공매도 의혹은 ▲SK하이닉스(80만주) ▲애니젠(5만주) ▲에코프로 불법공매도 ▲에코프로 회장 소유 주식 공매도 등이다. 

이 중 SK하이닉스는 공매도 물량이 없었으며, 애니젠은 공매도 불가 종목으로 소명됐으며, 에코프로에 대해선 공매도 비중이 시장 평균 2.53%보다 현저히 적은 0.17% 수준이라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는 수치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남 상무의 설명이다.

에코프로 불법공매도와 관련해선 임태훈 신한투자증권 전무가 나섰다. 임 전무는 지난해 11월14일 이전 60일간 자기매매 공매도 거래는 0건으로 확인된 금감원 검사 결과를 언급하며 “LP(유동성공급자) 이동수 간 공급자 거래량은 전부 제로”라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 관련 공매도 건에 대해선 “명의도용에 따른 범죄행위로 당국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수사 경과를 지켜보면 될 일”이라고 했다. 또 (이 전 회장) 보유주식의 불법 매도로, 신한투자증권의 공매도에서 발생한 건이 아니란 입장을 덧붙였다. 

박 작가는 “이 전 회장 불법 공매도 사건을 신한투자증권에서 내부적으로 조사한 바가 하나도 없다는 얘기냐”고 따져묻자 신한투자증권 측은 “분명히 경찰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언급을 드렸다”고 맞받아쳤다. 

이후에도 박 작가 항의가 계속됐으나 사회자의 마무리 발언에 따라 토론은 종료됐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날 토론과 관련해 "근거없는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고, 개인 매매 건이라 내부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해당 사건은 경찰 조사 중이며 경과를 지켜본 후 명확한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이 같은 공매도 의혹과 관련해 시장 신뢰 훼손이 자본시장 이탈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공매도 관련 의혹이 방치되면 시장 신뢰가 훼손되고 투자자가 우리 자본시장에서 이탈하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자본시장 참여자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될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금감원은 시장 의혹이 제기되면 신속히 점검하고 사실관계를 국민들게 투명히 공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점검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 조기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결과에 대해 시장에 충분히 안내해 신뢰가 회복하고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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