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규 대표 선구안 통했다…한투신탁운용 ETF, 밸류업‧저PBR 업고 '승승장구'

올해 들어 거래량 20만주, 순자산 7조원 돌파
신수정 기자 2024-03-12 16:37:00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이 지난해 10월17일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ETF’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돼 주주환원‧저PBR(주가순자산비율)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각광 받으면서, ‘ETF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의 선구안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10월 ‘KINDEX’에서 ‘ACE’로 ETF 브랜드를 리뉴얼하면서 일찍이 주주환원, 저평가 위주로 라인업을 구축해 수익을 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운영정책 발표일 전후로 거래량이 폭증했다. 

해당 프로그램 청사진을 제시한 지 나흘 만인 지난 1월30일,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의 하루 거래량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1만주를 넘어섰다. 이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모습을 드러낸 지난달 26일 직전 5거래일(2월 19~23일) 일평균 거래량 14만4523주를 기록했고, 같은 달 20일 거래량은 20만198주로 올해 최고치를 달성했다. 

또 지난 1월2일부터 이날까지 일평균 거래량은 5만2331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일평균 거래량 2715주와 비교해 19배 넘게 급등했다. 순자산 또한 꾸준히 성장해 이달 180억원대 규모에 진입했다.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주주환원’ 키워드를 상품명에 녹인 국내 첫 번째 ETF로, 지난 2022년에 상장했다. PBR이 1배 미만인 종목 등 중소형 우량주를 편입한 펀드다. 이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개인 투자자들의 주주권익 요구가 늘어나는 등 자본시장의 질적 변화를 포착해 상품에 녹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이처럼 주주환원 가치주에 집중한 것은 2022년 2월 삼성자산운용 출신의 배 대표 영입하면서 일어난 변화로 관측된다. 실제 배 대표는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주주환원 가치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배 대표는 지난해 9월19일 자사 세미나에서 “주주환원 가치주에 주목하라”며 “약탈적인 상속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의 주된 요인이지만 이와 별도로 주주친화 정책을 펴면서 주가를 높여가는 방법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배 대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주주환원, 저평가 종목 ETF 외에 미국 장기채 등 개인 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ETF를 중심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양강구도를 제외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중위권 운용사 중 유일하게 ‘조(兆) 단위’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운용의 순자산은 올해 들어 1조1036억원 늘어 7조215억원을 기록,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순자산 7조원을 돌파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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