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조주완 LG전자 사장 “미래 경쟁력 강화에 연간 10조원 투입”

신규투자 전년비 2배 이상 확대…한계 돌파로 질적 성장 가속
사업 잠재력 극대화 달성…M&A 등 외부 성장 기회 적극 모색
해외영업본부 신설, 해외사업 역량 강화
신종모 기자 2024-01-11 11:24:45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경쟁력 강화에 연간 1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신규투자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올해 경영방침의 키워드로 ‘한계 돌파’를 내세운 만큼 기업간거래(B2B),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Non-HW) 사업, 신사업 육성 등 세 가지 중점 영역을 설정했다. 

우선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사업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기반해 투자를 확대, 미래 성장동력을 극대화해 나간다. 올해 신규투자와 연구개발비용을 더한 미래 경쟁력 강화 투입액은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투자는 주로 전장,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 사이니지 등 B2B 사업이나 웹(web)OS 플랫폼 사업과 같이 고성장·고수익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 로봇 등 규모감 있는 사업으로 육성이 가능한 유망 영역에도 투자를 이어간다. 

LG전자는 포트폴리오 전환과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조 사장은 “올해부터는 내부 성장동력에 기인한 전략 외에도 인수합병(M&A), 파트너십 등 외부 성장의 기회 또한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며 “인공지능(AI), 혼합현실(MR)등 고객가치 혁신 관점의 게임체인저 영역은 물론, 기존 사업의 고도화 관점에서 시너지가 기대되는 영역이 중심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조 사장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지역과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특화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며 해외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해외영업본부는 LG전자 전체 매출의 2/3가량을 책임지는 막중한 역할을 맡았다”며 “해외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상향 평준화시켜 이기는 성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7·7·7(트리플 7)’ 목표 달성 속도

조 사장은 강한 실행력 기반으로 성장·수익·가치 등의 ‘7·7·7(트리플 7)’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B2B, Non-HW 사업모델, 신사업 등을 중점 추진하며 ‘트리플 7(CAGR 및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 달성을 목표로 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시장 수요 감소에도 B2B 사업 성장에 힘입어 펜트업 수요 당시에 버금가는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B2B 사업 연평균성장률(CAGR)은 두 자릿수를 훌쩍 넘어선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 연평균성장률은 8%대 수준이다. LG전자 성장을 B2B가 주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사업 10년 만에 연간 매출액 10조원을 달성하며 LG전자 주력 사업으로 부상했다. 향후 VS사업본부 성장동력인 전기차 전환 및 고부가 전장부품 수요 증가 또한 지속 기대된다.

LG전자는 IVI, e-파워트레인, 램프 등 전장 사업 3대 축을 기반으로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역량 확보, 전기차 구동부품 고객 확대, 지능형램프 리더십 강화 등에 주력하며 고속 성장을 이어간다. 꾸준히 늘어나는 신규 수주 대응을 위해 중남미, 유럽 등에 생산력 확보 차원 투자도 지속한다.

아울러 LG전자는 모터, 컴프레서 등 핵심부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제품 라인업을 적극 확대한다. 미국 알래스카 히트펌프 연구소에 이어 올해는 유럽 연구개발기지 구축에도 나선다. 실외공기전담공조시스템(DOAS: Dedicated Outdoor Air System) 등 공조 제품 기반 인접 영역으로 사업 확대도 적극 추진한다.

webOS 플랫폼·구독 등 사업모델로 질적 성장

LG전자는 성숙사업으로 평가받던 제품 중심 가전, TV 사업에 콘텐츠/서비스, 구독 등 Non-HW 영역을 결합하는 사업모델 혁신에도 속도를 낸다. 

HE사업본부가 지향점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하고 스마트 TV 운영체제 webOS 플랫폼 사업을 가속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외부 TV 업체뿐 아니라 스마트모니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webOS 생태계를 확장해 플랫폼 사업의 모수(母數)를 빠르게 늘린다. webOS 플랫폼 사업은 올해 조(兆) 단위 매출액의 규모감 있는 사업으로 육성한다.

LG전자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는 생활가전 사업 또한 서비스/구독의 신규 영역을 결합한 스마트 홈 솔루션 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다. 

제품과 생활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은 지난해 냉장고, TV 등 대형 가전으로 품목을 본격 확장하며 성장세가 가파르다. 기존 정수기 등 소형 가전 위주로 진행하던 국내 구독사업에서 대형 가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기준 30%를 넘어섰고, 국내 가전 매출에서 구독 사업의 비중은 15%를 넘어섰다. 아시아 국가를 시작으로 구독 사업의 해외 확대도 본격화해 나간다.

webOS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이나 구독 사업과 같은 Non-HW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LG전자는 통신, 미디어, 모빌리티,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비티 등 원천기술 분야 표준특허 경쟁력을 기반으로 무형자산 사업화도 적극 추진한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노하우 사업화를 위해 최근 조직개편에서 관련 조직도 신설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대표 연사로 등단해 고객경험 관점에서 재정립한 AI 의미와 LG전자 AI 기술의 차별점을 소개했다. /사진=LG전자


AI 등 8대 기반기술 리더십 확보

LG전자는 잠재력이 높고 사업 시너지가 기대되는 유망 영역에서 미래 성장기회를 확보한다. LG 노바는 올해 말까지 스타트업 육성 펀드를 1억달러(약 1316억원) 이상 규모로 키운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제조, 판매 등 인프라 영역에서 원격진단/조치, 차량 배터리 진단 등을 포함하는 솔루션 사업으로 추진한다. 미국 시장의 본격 진입을 위해 美 댈러스 포트워스에 충전기 생산라인 구축도 마쳤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경우 미국 암웰(Amwell)과 협업해 원격의료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예방, 진단/사후관리, 회복 등 영역의 서비스도 검토한다. 또 다른 유망분야 가운데 하나인 가상현실 영역에서는 MR 기기 사업화 준비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HE사업본부 내 확장현실(XR)사업담당을 신설했으며 증강현실(AR) 등에서도 다양한 파트너와 전략적 협업을 이어간다.

이외에도 미래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에서 소프트웨서(Software), SoC(System on Chip), AI, 로보틱스, 소재·부품, 표준, 차세대 컴퓨팅, 클라우드/데이터 등의 8대 기반기술을 중심으로 사업경쟁력 강화 및 원천기술 발굴을 위한 선행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DX 가속화…차세대 ERP 투자도 속도

LG전자는 DX를 통해 고객에게 F.U.N.(First, Unique, New)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경영성과로 연결해 나가는 ‘고객 중심 경영체계’를 더욱 고도화한다.

일부 전문조직이 중심이 돼 실행해 온 DX를 전 조직과 구성원을 대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대규모 IT 투자도 단행한다. 

LG전자는 전사 업무프로세스 및 시스템을 통합, 연계하는 전사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의 차세대 ‘N-ERP(Next ERP)를 구축하고 있다. 고객 접점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구축한 고객 데이터 플랫폼 ‘IC 360(Intellytics Customer 360)’은 올해부터 글로벌 전 지역으로 본격 확대 전개해 나간다.

LG전자는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DX 노력은 구매, 제조, 물류, 판매 등 밸류체인 효율 극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각 밸류체인에 DX를 접목해 개선해 낸 생산성과 효율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0억원을 넘어선다.

조 사장은 “지난해가 변화와 도약의 방향타 설정을 완료한 해였다면 올해는 본격 엑셀러레이터를 밟아 나가는 해로 만들겠다”며 “오는 2030 미래비전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시장과 고객들과의 약속인 만큼 전 구성원들의 힘을 모아 반드시 달성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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