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탄절 가자지구 공습으로 250명 사망

"항복하지 않을 것"…하마스 지도자 신와르, 첫 공개메시지
김성원 기자 2023-12-26 09:35:55
성탄절에도 쉼없이 이어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하루 사이에 250명이 숨지는 등 피해자가 속출했다.

이런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가 개전 후 첫 공개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에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알 자지라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4시간 사이 250명이 숨지고 50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로써 10월7일 개전 이후 총사망자는 2만674명(부상자 5만4536명)으로 늘었다.

아시라프 알쿠드라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가자지구 중부 알마가지 난민 캠프가 24일 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파괴돼 최소 70명이 숨졌다"면서 "이번 공습이 주거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시찰중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   /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언론들도 성탄절을 몇시간 앞두고 시작된 공습은 25일 새벽까지 계속돼 이 지역 주민들이 전쟁 발발 이후 '최악의 밤'을 보냈다고 전했다.

알마가지 인근 알부레이즈와 알누세이라트에서도 8명이 숨지고 남부 칸 유니스에서도 23명이 숨지는 등 곳곳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속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성탄 메시지에서 가자지구를 포함해 전쟁에서 죽어가는 어린이를 "오늘날의 작은 예수들"이라고 부르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엄청난 희생을 겪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스라엘군은 알마가지 난민 캠프 공습에 대해 "보고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성탄절 연휴 간 이스라엘 군인 17명도 전투 중에 사망하는 등 이스라엘 측 피해도 늘고 있다. 이로써 이스라엘군이 8주 전 지상전을 시작한 이후 전사자는 156명으로 늘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여전히 하마스를 몰아 붙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여당인 리쿠드당 의원들에게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싸울 것"이라며 "전쟁은 오래 걸릴 것이고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텔레그래프와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의 지도자인 신와르는 이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스라엘 점령군에 맞서 격렬하고 폭력적이며 전례 없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며 "점령군의 조건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신와르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나온 첫 공개 메시지다.

신와르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인명과 장비에 막대한 손실을 봤다"며 하마스가 이스라엘군 군용차량 750대를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하마스의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이 이스라엘 군인과 장교 5000명을 '표적'으로 삼아 이 중 약 3분의 1인 1500명을 죽였고 나머지 3500명이 다치거나 장애를 갖게 됐다'고 주장했지만 외신은 이를 거짓으로 보고있다.

야히야 신와르.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가자지구 지상전을 시작한 후 이날까지 전사자는 156명이고 부상자는 200명 미만에 불과하다. 또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게 파손된 차량은 거의 없으며, 공격받은 군용 차량 대부분이 전투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로부터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3단계 해법을 제안받은 가운데 신와르는 이를 염두에 두고 "굴복하지 않겠다"며 도전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전날 이집트가 이스라엘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 중재안은 총 3단계에 걸쳐 가자지구에서의 적대행위를 끝내고 하마스 등 무장세력에 붙잡힌 인질들을 모두 풀어주는 방안을 담았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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