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요새' 지목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전격 진입

"병원 내 하마스 요원 투항하라" 요구
김성원 기자 2023-11-15 10:27:14
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내 알시파 병원에 전격 진입, 병원 내 모든 하마스 요원에게 투항할 것을 요구했다.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그동안 하마스의 작전지휘통제 본부가 지하에 위치해 있다고 지목해온 곳이다.

알시파 병원에는 현재 600명의 환자와 200∼500명의 의료진, 1500여명의 피란민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이스라엘군 작전 과정에서 민간인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로이터,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2시쯤 알시파 병원 내 특정 지역에서 '정밀하고 표적화된' 작전 수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병력에는 의료진과 아랍어 통역요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이 13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에서 가자시티 란티시 병원 지하실에 있는 오토바이를 가리키고 있다. 하가리 소장은 총탄 자국이 있는 오토바이를 보여주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인질들을 납치할 때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자신들은 복잡하고 민감한 환경에서 민간인 피해를 피하기 위한 별도의 훈련을 수행했으며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 내 모든 하마스 요원에 대해 투항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수 주간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군사적으로 이용할 경우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는 병원의 지위가 위험해진다고 거듭 경고했다"며 "어제는 가자 당국에 병원 내 모든 군사적 활동을 12시간 내 중단하도록 재차 통보했으나 그들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가자시티 중심가에 있는 알시파 병원에 하마스의 주요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으며, 하마스가 병원의 환자와 의료진을 '인간방패'로 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병원을 포위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도 전날 브리핑에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가 알시파 병원을 포함해 가자지구 내 일부 병원들과 그 아래 터널을 이용해 군사작전을 은폐 및 지원하고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하마스와 PIJ 조직원들은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에서 지휘통제본부를 운영하고 있다"며 "그들은 그곳에 무기도 보관하고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는 1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장은) 병원 파괴로 가자지구 의료 시스템을 붕괴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기 위한 이스라엘의 잔혹한 학살과 점령에 청신호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유엔이 국제위원회를 구성해 가자지구의 모든 병원을 돌아다니며 이스라엘과 그 동맹국인 미국의 주장이 거짓말임을 밝혀낼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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