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린이 Pick] 디폴트옵션 이후…퇴직연금 맡길 '똑똑한' 금융사 어디

신수정 기자 2023-11-12 15:49:04


'재린이'는 재테크와 어린이를 합성한 신조어다. 한 푼이라도 더 모아 살림살이에 보태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경제·금융·투자업계 이모저모를 재린이의 눈높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퇴직연금은 기초·국민·주택연금과 함께 대표적인 노후자금 마련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연금 수급 유형 중 월평균 수급액은 직역연금(243만9000원)에 이어 퇴직연금(221만원)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외 연금과 약 4~8배(27.3~57.8만원)나 수급액이 차이났다. 

이처럼 퇴직연금은 공적연금으로 분류되는 기초‧국민연금 대비 높은 수급액은 수령받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 하지만 완전한 사적연금 영역에 분류되기 때문에 온전히 개개인이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한다. 

특히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2030세대들은 필수로 권장된다. 이들 세대가 은퇴를 준비할 때쯤엔 축적한 부를 누리기보다 궁핍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저출산에 따른 경제 저성장, 공적연금 고갈 가속화 등으로 노후 대비가 불안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잠재적 연금 수급자로 보는 18~59세 연령대 중 가장 낮은 연령대인 18~29세 가입률은 61.6%로 가장 낮았다. 상대적으로 저임금을 받는 사회초년생 신분이라 노후를 준비할 만한 금전적 여유가 부족하고,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퇴직연금 상품에 대한 이해도도 낮다. 실제로 퇴직연금 가입을 알아보는 이들로부터 “어떤 상품을 어디서 어떻게 가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종종 나오곤 한다. 

퇴직연금은 기업에서 설정하는 확정급여형 퇴직연금(DB),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 등이 있다. 기업이 취급하는 퇴직연금 중에는 IRP특례형도 있지만, 최근엔 근로자가 직접 설정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로 추세가 넘어갔다. 

DB형은 기업이 가입자의 퇴직금을 금융회사에 매년 최소 적립금(근로기간 1년 중 30일 이상 평균임금) 이상을 납입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DC형은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이 근로자 퇴직연금 계좌로 입금돼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다. IRP는 가입자가 스스로 계좌를 개설해 적립 및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퇴직연금의 운용은 원리금 보장형(정기 예적금)과 비보장형 두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정부·공공기관이 원리금 지급을 보장하는 국채나 정부 보증 채권, 원리금 지급이 보장되는 금융사 금융상품으로 운용된다.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은 증권사‧자산운용사를 통해 펀드 등 투자위험도가 높은 상품을 취급한다.

지난 7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시행을 계기로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권 전반이 퇴직연금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디폴트옵션은 DC형이나 IRP 가입자가 별다른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가입자가 지정한 상품, 포트폴리오에 맞춰 자동으로 퇴직연금이 운용되는 제도다. 다만 디폴트옵션은 ‘만기가 정해진 상품’에만 적용된다. 

금융사별로 퇴직연금 운용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보험사는 가장 보수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또 실적배당보험 등 각 보험사의 보험 상품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증권사는 리츠(REITs, 부동산 투자 전문 뮤추얼펀드), ETF(상장지수펀드), TDF(타겟데이트펀드) 등 투자 연계 상품이 많고, 수익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손실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추천된다. 이어 은행은 리스크와 안정성을 고루 가져가 보험사와 증권사의 중간 성격을 가진다. 현재까진 은행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퇴직연금을 넣고 있다. 

은행권 퇴직연금 강자는 신한‧하나은행으로 파악된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은행권에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디폴트옵션 적립금도 상위 10개 기관 중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디폴트옵션 시행을 앞두고 전체적인 퇴직연금 자산관리를 위한 ‘신한 연금케어’를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전 금융권을 통틀어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1위를 달성했다. 이뿐만 아니라 2분기 DC형과 IRP 수익률도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은 금리 경쟁력이 있는 원리금보장상품과 ETF, ELB(주가연계파생결합상채), 채권, 펀드 등 다양한 투자상품으로 구성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연금 가입고객의 수익률을 제고하려고 노력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나 연금닥터’를 출시, 차별화된 연금관리와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업에선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선방했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1조7560억원으로 증권사 내 선두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개인연급랩 등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삼성증권은 디폴트옵션 이후 꾸준히 퇴직연금 시장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증권 유튜브에서 송출한 연금 관련 영상이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으며 리테일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보험업권에선 삼성생명이 강자로 꼽힌다.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기준 전 금융권에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1위를 달성했다. 삼성생명의 적립금은 44조5146억원이다. 삼성생명은 전국 34개 고객플라자에서 퇴직연금 운용과 관련한 대면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지난 9월엔 112개 ETF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퇴직연금 ETF 등 상품을 선뵀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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