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겉도는 평택시 청소행정···불법 배출 쓰레기 실태 파악 못해

‘탁상’ 행정에 ‘자화자찬’ 성과보고 논란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 도시’ 목표 한계 드러나
배민구 기자 2023-09-21 17:21:04
[스마트에프엔=배민구 기자] 경기 평택시가 규격봉투(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불법 배출 쓰레기에 대한 실태파악조차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불법 배출 쓰레기 실태파악을 위한 현장조사 실시 사례도 없어 주먹구구식 ‘탁상’ 청소행정이라는 비난까지 대두되고 있다.

평택에코센터로 수거된 생활쓰레기 중 상당부분이 비규격봉투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배민구 기자

◆‘검은봉투’ 쓰레기 전체 수거량 80% 육박···평택시 자원순환과는 25% 추정

평택시 자원순환과는 비규격봉투, 이른바 ‘검은봉투’로 불법 배출되고 있는 쓰레기량이 전체 수거량 대비 약 25% 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지가 에코센터(쓰레기처리시설) 감시원들의 협조로 파악한 불법 배출 쓰레기 수거량은 70~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센터 관계자는 “지역별 편차는 있으나 수거업체 5곳에서 수거된 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종량제봉투 반입 비율이 저조한 곳은 10% 정도, 좀 나은 곳은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쓰레기 수거업체 관계자는 “아직 일부 수거물은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고 있다. 매립지는 검사가 엄격해 수거된 쓰레기 중 종량제봉투를 사용한 양질의 쓰레기를 골라 보낸다. 에코센터로 반입하는 쓰레기 중 종량제 봉투를 사용한 반입물이 더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평택시의 이같은 추정치도 주먹구구식 실태파악으로 드러났다. 에코센터 감시원과 현장 직원 의견을 반영한 것일 뿐 실태파악을 위한 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어서다.

시 관계자는 “에코센터 감시원과 현장직원분들의 경험을 통해 (추정한 것)”라며 “1인당 종량제봉투 판매량은 파악하고 있지만 실태파악을 한 적은 없다”고 시인했다.

◆평택시 청소행정 성과보고는 ‘자화자찬’?

평택시는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구증가에 따른 청소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달 18일에는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 도시’ 조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성과보고회를 가진 바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 평택시는 경기도 시군 청소행정평가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며 ‘소사벌카페거리 문전 수거제 운영’, ‘통복시장 배출 수거 시간제 운영’, ‘고덕 신도시 상가지역 쓰레기 우선 수거 시범운영’ 등 생활쓰레기 수거체계 개선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작 불법 배출 쓰레기 절감이나 전체 쓰레기량 절감 성과는 보고서에서 빠져 있다.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 도시’를 위한 성과는 강조하면서 ‘불법 쓰레기가 난무하는 도시’라는 오명은 숨기는 ‘자화자찬’식 성과보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시가 비규격봉투로 버려지는 불법 배출 쓰레기에 대한 상황 인식조차 하고 있지 않은 실정인데, 불법 쓰레기나 전체 쓰레기량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건 불문가지다. 

◆평택시 청소행정 목표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 도시’···전면 수정이 관건

지난 1995년부터 본격 실시되고 있는 쓰레기 종량제는 자원낭비를 억제하고 재활용을 촉진한다는 효과에 더해 쓰레기 배출 총량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환경정책 의지가 담긴 제도다.

지방자치단체의 청소행정에 있어 효율적인 자원순환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1차적 목적이여야 함은 자명하다. 따라서 쓰레기 종량제 시행 성과는 지자체 청소행정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준이며 불법 배출 쓰레기를 묵과하는 청소행정은 그 성과를 논할 게재가 될 수 없다.

평택시 자원순환과는 “청소행정의 최종 목표가 쓰레기량을 줄이는 것”이라면서도 정작 불법 배출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도시미관 저해와 민원발생을 우려해 불법 쓰레기 배출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펼치지 못했던 것이다.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클린기동대를 적극 가동해 무단투기 단속을 강화했으며 과태료 부과액이 지난해 대비 43.7% 증가했다”면서도 도시미관과 민원으로 인해 불법 쓰레기를 수거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쓰레기량 절감을 위해 불법 배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야 할 평택시가 이에 대해서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급급하다는 평가가 제기되는 이유다.

평택시가 불법 쓰레기 배출과 쓰레기 총량을 줄이기 위해 구체적인 청소행정 목표를 다시 수립해야하는 이유기도 하다.

배민구 기자 mkbae1214@daum.net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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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동규
    임동규 2023-11-25 04:47:59
    시간외배출이란 평택시에서 개선 되어야할 첫번째 문제인데 개선할 의지가 전혀 없어요
    시간외 배출의 생활화 수준 아무곳이나 아무때나 넘쳐나는 쓰레기 거리이네요 치우고 지나간뒤 한 두시간 뒤면 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평택시 여러번 여러곳에서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