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겸 평택시의원은 평택농악보존회 ‘로비스트’?

상임위서 수정예산안 의결해 놓고 하루 만에 ‘딴 짓’
단체 입장 듣고 예결위에 ‘예산안’ 수정 의결 요청
배민구 기자 2023-09-11 14:05:19
[스마트에프엔=배민구 기자] 경기 평택시의회 김승겸 복지환경위원장이 평택시 제3회 추경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평택농악보존회 관련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로비스트 역할을 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이번 예산안에는 줄곧 추경예산을 요구해온 농악보존회의 의견이 담긴데다, 이 단체의 예산로비에 시와 시의회가 부화뇌동한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는 터라 상황은 더욱 심각해 보인다.(9월5일자 '평택농악보존회 추경예산안, 누가 세웠나?' 기사 참조)

지난 7일 제241회 평택시의회 임시회 복지환경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김승겸 위원장이 국제문화국 소관 제3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수정 의결하고 있다.        /사진=평택시의회 인터넷방송 화면


지난 4일 개최된 제241회 평택시의회 임시회에 추경예산안으로 올라온 평택농악보존회 관련 예산안은 2개 행사보조사업 예산 1억1000만원으로 ‘웃다리농악경연대회’ 5000만원과 ‘무형문화재축제’ 6000만원이다.

해당 상임위원회인 복지환경위원회는 지난 7일 제3차 회의에서 ‘웃다리농악경연대회’ 예산 5000만원을 삭감한 수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열린 제2차 회의에서는 해당 예산을 올린 평택시 국제문화국을 상대로 어떤 질의도 없었다. 사전에 복지환경위원회 위원들이 2개 예산 모두 삭감하기로 의견 조정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음날인 7일 김승겸 위원장과 최선자 시의원이 재논의할 것을 요청했고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 격론 끝에 ‘웃다리농악경연대회’ 예산을 삭감한 수정안으로 조정됐다. 하루 만에 예산안 ‘전면 삭감’에서 ‘일부 삭감’으로 수정된 것이다.

의견 조정에 따라 공개 회의 석상에서 집행부에 대한 질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가 비공개 회의에서 재논의 해 일부만 삭감한 것인데,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7일 수정된 예산안은 시의회 예결특위로 올라왔고 8일 예결특위 1차 심의가 열리기 전, 김 위원장은 돌연 예결특위 위원들에게 ‘무형문화재축제’ 예산 대신 삭감한 ‘웃다리농악경연대회’ 예산으로 수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의원들의 따르면, 농악보존회 측이 김 위원장에게 ‘둘 다 예산을 세울 수 없다면 웃다리농악경연대회가 더 중요한 행사니 바꿔달라’는 취지로 요청했고 이를 김 위원장이 받아들여 예결위원들에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위에서 의견 조정을 거쳐 모두 삭감하기로 한 예산을 하루 만에 비공개 회의에서 바꾼 데다, 상임위에서 수정 의결한 예산안을 해당 단체의 입장을 듣고 다시 하루 만에 번복한 것이다.

해당 상임위가 예산 심의를 두고 원칙과 기준도 없이 비공개 의결했다는 비난과 함께, 특정 단체를 위해 김 위원장이 로비스트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시민 A씨는 “원칙 없이 ‘엿장수 마음’처럼 의정활동을 하는 것을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겠나. 로비스트로는 백점짜리일지 몰라도 시의원 자격은 낙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위원회 의결 사항과 다르게 예결위원들에게 수정 의결해 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해서도 “특정 단체의 요구에 상임위 의결 사항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을뿐더러 상임위원회 존재 자체를 부정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승겸 위원장은 “농악보존회 측이 웃다리농악경연대회가 더 중요하니 그걸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고 예결위원들에게 그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답변했다.

또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충분히 지적할 수 있다”면서도 “상임위에서 결론 난 게 예결위에서 이렇게 번복된 건 사실상 없었던 걸로 안다. 특이한 경우라고 생각한다”며 예결위에 책임을 전가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어제(10일) 상임위원들에게 재차 의견을 물어봤고 우리 상임위에서 재의결한 것으로 해서 (예결위에 재수정한 예산안을) 올리기로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평택시의회가 농악보존회 예산안을 두고 어떻게 의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민구 기자 mkbae12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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