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만 팔다가 다 죽어~”...정유업계, 신사업으로 돌파구 찾는다

박지성 기자 2023-01-06 10:39:55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지난해 다사다난한 시기를 보낸 정유업계는 올해도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유업계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주사업인 정유업 외에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현대오일뱅크·SK에너지·에쓰오일·GS칼텍스)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석유화학 사업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현대케미칼 통해 석유화학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탄생시켰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0월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인 HPC를 준공하고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HPC프로젝트는 현대케미칼이 3조원 이상을 투자한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이다. 대산공장 내 66만m2 부지에 건설된 이 공장은 연간 에틸렌 85만톤, 프로필렌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HPC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분야의 사업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다각화 했다. 그동안 계열사인 현대케미칼과 현대코스모를 통해 파라자일렌 등 방향족 제품만 생산했으나 HPC가동을 통해 올레핀 분야까지 진출하게 됐다. 특히 생산라인을 세분화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폴리프로필렌(PP) 에틸렌초산비닐(EVA), 부타디엔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HPC의 가장 큰 장점은 정유-석유화학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경쟁력이다. HPC에는 기존석유화학 공정의 주 원료인 납사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 가스, LPG 등 정유공정 부산물을 시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HPC공장에서 연간 약 115만톤, 약 3조8000억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수출증가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HPC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현대오일뱅크는 향후 기초 소재, 에너지 소재, 2차전지 소재, 바이오 소재 등 친환경 화학소재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SK에너지, 연료전지 기반 융복합 사업 나서

SK에너지는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한 도심형 분산전원 및 전기차 충전기 보급 확산에 나선다.

SK에너지는 도심형 연료전지 융복합 사업을 통해 주유소, 국·공유지 등 도심지 유휴 부지를 활용해 연료전지와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연료전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전기차 충전기와 인근 배전망에 공급하는 사업을 펼친다.

아울러 SK에너지는 네이버와 함께 ‘도심형 풀필먼트 물류 센터(MFC)’를 구축하는 사업에도 나섰다. SK주유소를 첨단 기술이 집약된 도심 속 물류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초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한 후 서비스 대상 지역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GS칼텍스 MFC 전경. /사진=GS칼텍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가동 예정

에쓰오일(S-OIL)은 울산에 9조원 가량을 투자하는 초 대형 석유화학 사업인 '샤힌(shaheen·매의 아랍어)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단일 사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다.

샤힌 프로젝트는 지난 2018년에 5조원을 들여 완공한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후속 사업이다. 울산 에쓰오일 공장 일대에 9조2580억원을 투자해 에틸렌을 비롯한 화학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해 연간 최대 320만t(톤)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전망으로 공장은 오는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고부가가치 케미컬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비중은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향상된다. 또 샤힌 프로젝트는 폐열을 회수·재활용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GS칼텍스, MFC 통해 종합에너지기업으로...

GS칼텍스는 창사 이래 최대 투자 금액인 2조7000억원을 투자한 올레핀 생산 시설(MFC)을 통해 종합에너지기업 도약에 나선다고 선포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전남 여수2공장 인근에 위치한 MFC시설을 통해 석유화학 분야 확장으로 비정유 부문 비중이 늘어나는 사업구조전환이 가속화돼 유가 등 외부 환경변화에 따른 손익변동성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S칼텍스는 MFC시설을 통해 연간 에틸렌 75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 프로필렌 41만톤, 혼합C4유분 24만톤, 열분해가솔린 41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GS칼텍스는 MFC시설과 기존 생산설비와의 연계 운영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타 석유화학사 대비 경쟁력 우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신규 석유화학 제품군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비정유 및 정유 사업간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의 주력인 정유 시장은 변동성이 심한 시장”이라며 “정유업계는 정유 시장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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