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철회하는 IT업계...네이버는 재택근무 유지

카카오·게임업계, 사무실 근무 지향…'오피스 퍼스트' 적용
네이버, 재택근무 유지…"효율성 증진 도움"
황성완 기자 2023-01-05 10:02:44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2023년부터 IT업계의 근무환경이 달라질 전망이다. 대표로, 카카오는 지난해 27일 오는 3월부터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전면 출근제도인 '카카오 온'을 실시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지난 6월부터 시행해온 주 4일 근무하는 '놀금'제도 역시 월 1회로 축소된다. 게임업계 역시 이미 지난해 여름 대부분 전면 출근으로 전환했고, 최근 이를 공식 업무 방식으로 확정했다.

IT업계가 이렇듯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는 이유는 신산업군의 수출량이 경기 위축과 수요 부진 해외 생산 확대 영향으로 인해 올해 약 5.0%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밀도 있는 업무환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카카오 CI /사진=연합뉴스

IT업계, 재택 근무서 사무실 출근으로 근무 방식 변경 …카카오, 3월부터 '오피스 퍼스트' 제도 도입 

5일 IT업계에 따르면 회사들은 지난해까지 실시하던 '재택 근무'를 코로나19가 확산세가 가라앉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철회시키고, 사무실로 출근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이를 제일 먼저 실시하겠다고 주장한 것은 카카오로, 회사는 오는 3월 1일부터 사무실 출근을 우선하는 근무제인 '오피스 퍼스트'를 적용한다. 근무 시간도 하루 8시간에 한해 '선택적 근로시간제'로 복귀하며, '격주 놀금' 제도도 이달부터 매월 마지막주 '놀금'으로 전환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27일 공지를 통해 전사 직원에 "근무 시간 차원에서는 근무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고, 근무 공간 차원에서는 오피스 퍼스트를 기반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완전선택적 근로시간제는 1월부터, 오피스 퍼스트는 오는 3월부터 적용한다. 리커버리 데이는 1월부터 시행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월 단위로 근무 시간을 재량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의무적으로 매일 8시간씩 근무하지 않아도 되고, 매월 정해진 근무시간(근무일x8시간)만 채우면 된다. 예컨대 한 주에 4일을 10시간씩 근무했다면 하루는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이 제도는 전면 출근제에 앞서 당장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카카오가 지난 7월 8일 시행한 주 4일 근무제인 '놀금' 제도도 월 2회에서 1회로 줄어든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휴무일로 하는 '리커버리데이(Recovery Day)' 제도 역시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근무체제를 전환하는 것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밀도 있는 업무환경이 필요해졌다"며 "업무에 대한 비효율성과 소통의 어려움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사옥 야경 /사진=황성완 기자

게임사 및 미국 기업들도 사무실 복귀 주문…새 지침 준수하지 않는 경우 '해고'

국내 게임사들은 이미 지난해 여름 공지를 통해 전면 출근으로 전환했다고 알린 바 있고, 최근 이를 공식 업무 방식으로 확정하는 분위기다. 이는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면서 신작 개발이 지연됐고, 이로 인해 실적 악화로 이어졌으며, 게임 개발 특성상 인력들의 유기적인 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재택근무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넥슨은 "재택근무 도입은 없다"고 주장했다. 넥슨 경영진은 "보다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재택근무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도 최근 "6개월간 검토한 결과, 대면으로 출퇴근하는 게 현 상황에 보다 필요하다"고 사내 공지했다. 넷마블 역시 지난해부터 전사 사무실 근무체체를 유지 중이다.

재택근무를 철회하는 것은 한국기업 뿐만이 아니다. 미국 기업들도 코로나19 팬데믹 유행으로 확산한 재택근무 제도를 중단하고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주문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유명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과 페이콤 소프트웨어 등 미국 기업들은 올해 사무실 출근을 늘리거나 사무실 출근·재택근무를 혼용한 기존 하이브리드 방식을 따르라는 지침을 내렸다. 재택근무를 고집하고 새 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수주 내에 해고될 수 있다고 경고한 기업들도 있다.

네이버 사옥 /사진=연합뉴스

'재택근무' 고수하는 네이버…"업무 효율성 증진 도움"

반면 재택근무에 대한 네이버의 입장은 좀 다르다. 네이버는 올해에도 재택근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네이버는 반기마다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하는 O타입과 전면 원격 근무하는 R타입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근무하고 있는데, 최근 내부적으로 근무제도 선택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8개 법인의 직원 7313명 가운데 56%는 '전면 원격 근무'를, 44%는 '사무실 출근'을 택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혼합형 근무방식을 도입해 직원들이 6개월마다 전면 원격 근무와 주 3일 이상 출근을 선택할 수 있었다. 직원들이 원격근무를 택한 요인으로는 '출퇴근 시간 절약'이 8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업무 몰입’(69%), ‘직무 특성 및 업무 역할’(38%) 등이 뒤를 이었다.

사무실 출근의 경우 '대면 기회'(60%), '업무 몰입'(55%), '오피스 시설'(40%) 등의 이유가 많았다.

네이버는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수용했고, 운영 결과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 증진에 도움이 됐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직원들이 아직까지 많아, 복지 측면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출근 방식도 바뀌면서, 글로벌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에, 재택근무 종료를 둘러싼 기업들이 눈치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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