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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들여오는 'K-RE100'…석탄 생산 中제품, RE100 맞나?

2022-08-18 14: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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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이 2021년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168MW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사진=한화큐셀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EU 역내에서 생산된 제품 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CBAM)를 오는 2026년부터 도입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블랙록, 뱅가드 그룹 등 ESG 평가를 투자 기준으로 삼는 유수의 기관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ESG 경영 요구도 강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값 싼 중국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이에 중국산 제품 사용으로 인해 K-RE100이 아니라 C-RE100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이 사용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자발적인 캠페인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지난 4월 기준으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페이스북), 인텔 등 전 세계 총 361개 기업들이 RE100에 가입했다. 구글, 애플, MS 등 60여개 기업은 이미 RE100을 달성했다.

RE100을 선언한 글로벌 기업은 미국의 애플과 구글·GM·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META) 등 370개사 이상이다. 국내에서도 SK그룹 8개 관계사를 시작으로 LG에너지솔루션, 아모레퍼시픽,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현대위아, 인천국제공항, KB금융그룹, 기아,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징크, 롯데칠성음료, 미래에셋증권이 RE100에 가입한 상황이다.

중국산 태양광 주재료 쓰는 한국 RE100 기업들...친환경 맞나?

현재 신재생에너지로 각광 받고 있는 것은 태양광 사업이다. 하지만 국내 주요 기업들 상당수가 신재생에너지 주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중국산으로 사용하면서, 이를 활용해 RE100에 가입했다는 것은 우려가 된다.

중국의 태양광 관련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렴한 석탄화력 에너지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중국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약 60%가 석탄화력으로 생산한 전력이며,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하다시피 한 폴리실리콘의 경우 실리콘을 정제하는 공정에서 대량의 전기가 사용되어 제조 원가 중 약 40%가 전기 요금이다. 중국 정부는 신장이나 네이멍구를 비롯해 인구가 적은 지역에 석탄화력발전소를 대거 세워 폴리실리콘 공장이 낮은 전기요금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탄소 배출집약도는 주요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국가 에너지 믹스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며, 2019년 기준으로 전세계 석탄 비중 평균이 27%에 비해 중국은 6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국가 전체 전력의 절반 이상을 석탄화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세계적 추세이자 우리나라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RE100의 취지는 탄소중립 실현이다. 하지만 제조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높은 중국산 태양광 모듈을 사용해 RE100을 이행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탄소 중립 취지가 무색해진다.

이미 미국·유럽 등,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서의 환경적 책임(E)·사회적 책임(S) 위반에 대한 실사 의무 및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 2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법(공급망 실사법)을 발표했다. 이 법은 기업 본사, 자회사, 계열사 뿐만 아니라 공급업체와 하청업체 등 공급망에 있는 모든 기업에 대한 ESG 요인을 실사하도록 책임을 지우는 법이다. 기업들은 인권 및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평가하고 예방, 제거해야 하며, 피해 구제절차를 마련할 의무가 있다. 유럽연합 시장에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본사가 유럽연합 국가 내에 있지 않아도 이 법을 적용 받고 있으며 공급망 실사법은 오는 2024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일부 회원국은 자체적으로 공급망 실사에 대한 법률을 이미 도입했거나 준비 중 이다.

그럼에도 가격경쟁력 높은 중국 기업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이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사용으로 ESG 경영·RE100 취지와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실제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의 업황은 악화됐다.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RPS)에 따라 국내에서 보급된 중국산 모듈 점유율은 2019년 21.6%에서 2020년 35.8%로 증가했다. 지난해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2020년보다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태양광 셀의 경우는 2020년 이미 중국산 점유율이 70%에 육박했다. 국내 태양광 모듈 제조사 중 한화솔루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가 중국산 셀을 수입해 태양광 모듈을 만들기 때문에 셀의 점유율이 모듈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RE100 취지에 걸맞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ESG 경영과 K-RE100의 취지인, 기업도 사회의 일부로서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기업의 환경적·사회적 책임(S)’을 고려한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 RE100을 선언하거나 ESG 경영을 강화하고자 하는 국내 대기업·공기업이라면 협력 기업의 ESG 리스크 역시 적극 고려해야한다. 오로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강제 노동, 높은 탄소배출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제재를 받기까지 한 중국산 태양광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ESG 경영과 RE100의 취지에 맞지 않다.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는 “글로벌 공급망 내 인권 및 환경 보호의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선제적인 공급망 관리와 실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기업들이 당면한 과제인 RE100을 취지에 맞게 실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며 RE100 참여를 위해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충할 경우, 국산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제도가 필요하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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