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아니면 '쪽박'…양극화되는 공모주 시장

현대엔지니어링·대명에너지 이어 보로노이 상장 철회
인기 종목엔 개인 자금 수조원 몰려
정우성 기자 2022-03-17 13:40:03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올해 상장에 나선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공모주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몇몇 종목들은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글로벌 약물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는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14~15일 양일간 실시했으나 최근 변동성이 높아진 시장 환경 속에서 당사의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미국 FOMC 금리인상 움직임 등으로 인한 대외 시장 불안정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보로노이는 기업 가치 재평가와 투자자 보호 측면 등 상장 이후 상황을 다방면으로 고려해 대표 공동 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협의 후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보로노이는 연구개발 및 기술이전 등 기업가치 강화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최근 2년간 3건의 미국 기술수출을 포함해 총 4건의 기술이전(License-Out)을 성사시켜 21000억 원이 넘는 트랙 레코드를 보유, IPO 예정 기업 사상 최대 규모 기술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는 "최근 혼란스러운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보로노이에 큰 관심을 가져주신 투자자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보로노이의 미래 성장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핵심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며 향후 시장 안정화 시점을 고려해 상장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로노이
보로노이
보로노이까지 올해 들어서만 3개 기업이 마지막 단계에서 상장을 포기했다. 공모주의 80%를 배정받는 기관 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결과다.

지난 1월 건설업종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 현대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앞서 공동대표주관회사 및 공동주관회사 등의 동의하에 공모 연기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철회신고서 제출사유에 대해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않은 상태며 일반투자자에게도 청약을 실시하기 이전이라서 투자자보호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명에너지 CI
대명에너지 CI
지난달 28일 대명에너지는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와 공동주관회사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대명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그린 솔루션을 보유한 곳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주 발전원인 태양광과 풍력을 기반으로 사업개발부터 설계, 조달, 시공과 운영관리까지 전 단계를 수행하고 있다.

대명에너지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주당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5000원~2만9000원이었으나 대부분의 기관이 밴드 하단 이하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아메카닉스 CI
세아메카닉스 CI
그 와중에도 시장이 주목하는 공모주는 따로 있다.

세아메카닉스는 지난 15일과 16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주 청약에서 2475.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아메카닉스의 코스닥 상장을 주관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총 공모주식수 665만 주의25.1%인 167만2181주에 대해 41억4010만9000주의 청약이 접수됐다. 청약 증거금은 약 9조10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세아메카닉스는 지난 10일과 11일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공모가를 희망가 밴드(3500원~4000원) 상단을 초과한 4400원으로 확정했다. 당시 수요예측은 국내외 총 1769개 기관이 참여해 1812.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이번 공모에서 신주 모집(66.9%)을 통해 공모가 기준 약 204억 원(주관사 의무인수주식 포함)을 조달한다. 이 자금은 향후 신규 수주 대응을 위한 시설투자 등으로 활용된다.

특히 회사는 △신공장 건설 및 첨단 설비 확충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자동차 사업 강화 △기술 고도화 및 신기술 개발 △다이캐스팅 신공법 기술 확보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 등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세아메카닉스의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오는 24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확정 공모가 기준 1165억 원 규모다.

조창현 세아메카닉스 대표이사는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기술 및 설비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신사업 및 글로벌 시장을 확대함으로써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친환경자동차 시장 및 하이테크 전자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세아메카닉스는 독자적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 부품과 전자 부품을 개발ㆍ생산하는 기업이다. 주요 제품은 2차전지 부품, 전기자동차와 전동이륜차 부품, 수소자동차 부품, 내연기관 부품(이상 자동차 부품), 디스플레이 장치(전자 부품) 등이다.

회사는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 친환경자동차에 특화된 제품 포트폴리오 △고객 니즈 맞춤형 연구개발 역량 △다양한 소재 부품 개발 기술력 △첨단 설비 및 공법에 따른 높은 품질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세아메카닉스의 지난 2021년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액 788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 당기순이익 54억 원으로, 전년(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9.8%, 4.5%, 16.7%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매출액은 2020년 전체(온기) 실적의 95% 수준을 3분기에 이미 달성했으며 신공장 증설 및 수주 확대를 통해 실적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일로보틱스 CI
유일로보틱스 CI
자동화 로봇 전문기업 유일로보틱스는 이달 7~8일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실시한 결과 경쟁률 2535.30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김동헌 유일로보틱스 대표는 "수요예측부터 공모청약까지 당사에 높은 관심을 보여준 기관 및 일반 투자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유일로보틱스는 현재 로봇 자동화 설비 자체 기술력 확보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로보틱스의 상장 주관사인 한국증권에 따르면 이번 일반 공모청약은 전체 공모 물량의 25%에 해당하는 53만7500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에 13억6272만주가 청약 접수됐다. 증거금은 약 6조813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공모청약에는 균등방식이 적용돼 전체 청약 물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26만8750주가 배정됐다. 나머지 물량은 기존 비례방식이 적용됐다.

유일로보틱스는 앞서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총 1835개 기관이 참여해 175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기존 희망공모가 밴드(7600~92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원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회사는 공모자금 약 215억원을 조달한다. 이 자금은 시설 투자 및 로봇 자동화 장비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8일이다.

유일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지능형 로봇 제품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스마트 로봇화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도입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로봇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공구우먼 CI
공구우먼 CI


반면 비슷한 기간 청약을 받은 여성 의류 쇼핑몰 업체 공구우먼은 흥행에 실패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와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공구우먼은 14일~15일 간 진행한 일반청약 결과 증거금 211억원을, 경쟁률은 7.54대 1을 기록했다.

일반청약으로 배정된 공모 물량 28만주에 대해 211만300주의 청약 주문이 있었고 청약 건수는 8193건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 일정을 마친 공구우먼은 이달 2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정우성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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