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승무원 기싸움…“금호5급” vs “땅콩6급”

합병 후 구조조정 없다지만 기업 결합 쉽지 않아
정우성 기자 2020-12-03 09:19:37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에도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벌써 위기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3일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대한항공 직원이 새롭게 들어올 아시아나 직원 직급을 '금호 5급'으로 하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아시아나항공 직원은 대한항공 직원은 '땅콩 6급'으로 하라며 맞섰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에 제공되는 넛츠류를 문제 삼으며 비행기를 회항시킨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5급과 6급은 승무원 직급이다. 통상 2년제 대학을 졸업한 승무원은 6급이며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승무원은 5급이다. 부사무장(4급), 사무장(3급), 선임사무장(2급), 수석사무장(1급)으로 승진하는 구조다.

(사진=블라인드 캡쳐)
(사진=블라인드 캡쳐)
기업 문화가 다른 두 기업이 결합됐을 때의 시너지보다도 이 같은 신경전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전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2만8000명 정도인데 95% 이상이 직접 부문(현장) 인력이다. 직접 부문 인력은 통합해도 그대로 필요하고, 자연 감소 인원이 1년에 약 1000명이어서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종사자는 "구조조정이 없다고 하지만 예를 들어 승무원에게 공항에서 발권업무를 하라고 하면 나가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우성 기자 wsj@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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