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차장 "尹, 계엄 선포 직후 우원식·한동훈·이재명 등 체포 직접 지시"

전화로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
"박찬대·김민석·정청래·조국·김어준·김명수·권순일도 대상"
김성원 기자 2024-12-06 14:54:05
홍장원 국정원 1차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주요 정치인 등의 체포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1차장은 6일 국회에서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면담에는 조태용 국정원장도 동석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홍 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고 말했다.

홍 1차장은 이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체포 대상자는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찬대 원내대표·김민석 수석최고위원·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유튜버 김어준씨,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라고 홍 1차장은 전했다.

홍 1차장은 이런 지시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고, 곧이어 열린 국정원 주요 간부 회의도 별다른 결론 없이 끝났다고 한다.

이에 전날 오후 4시쯤 조 원장이 대통령의 '즉시 경질' 지시를 전하자 홍 1차장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이튿날인 이날 오전 이임식을 마친 직후 조 원장이 (사직서를) 반려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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