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MBK파트너스에 1대 주주 지위 양보”

중국 매각 등 일각 주장에 대해 “흑색선전에 불과”
울산 각계, ‘고려아연 1인 1 주식 갖기’ 캠페인 전개
신종모 기자 2024-09-23 14:44:10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이 최근 추진 중인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에 대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1대 주주 지위를 양보했다고 밝혔다.

영풍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 매수하는 데 대해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약탈적 M&A가 전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영풍빌딩. /사진=스마트에프엔


앞서 영풍은 MBK파트너스에 자사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절반과 1주를 넘기고, 고려아연 지분 약 7∼14.6%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계획대로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한 뒤 1대 주주 지위는 MBK파트너스에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해 “고작 2.2%의 지분으로 75년간 이어온 '동업 정신'을 훼손하고, 독단적 경영 행태를 일삼고 있다”며 “그동안 최 회장을 둘러싼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의혹,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 의무 위반 의혹 등을 다시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고려아연이 한화와 현대차그룹 등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자사주 상호 교환 등으로 16% 상당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켰다”면서 “이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비례적 이익이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풍은 고려아연이 지난 수십 년간 양사가 전략적으로 유지해 온 공동 원료 구매, 영업, 황산 취급 대행 계약 등 공동 비즈니스를 칼로 무 자르듯 끊어버리고, 동업의 상징이던 서린상사의 경영에서 영풍을 일방적으로 배제했다”며 “이는 자해행위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영풍은 MBK에 대해서는 “대규모 공개 매수를 수행하고 고려아연을 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일각에서 MBK는 중국 자본이며 인수되면 중국에 팔린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는 중국 자본 운운하면서 해외 매각을 우려한다더니 정작 최 회장 자신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스미토모상사에 손을 벌리는 모순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영풍은 “최 회장의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지 결코 고려아연을 흔들려는 것이 아니”라면서 “최 회장을 제외한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의 고용관계는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고 고려아연이 추진해 온 미래 전략사업은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확약한다”고 전했다.

한편 울산 각계는 고려아연 제련소가 있는 수일째 ‘고려아연 1인 1 주식 갖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2개 문화예술단체, 50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울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3개 사회복지단체 등이 동참했다. 

이들은 “최근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는 회사의 독립성과 장기적인 성장에 중대한 위협을 주고 있다”며 “지난 반세기 동안 울산시민의 땀과 애정이 녹아 있는 지역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지켜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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