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조원 투입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정부 발 벗고 나선다

삼성전자 500조원·SK하이닉스 122조원 투입…2047년까지 16개 팹 건설
정부, 650조원 생산유발 효과 기대
윤 대통령 “622조원 투자…일자리 300만개 창출”
신종모 기자 2024-01-15 11:33:14
정부가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구체화했다. 

정부는 15일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오는 2047년까지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판교·수원 일대에 반도체 생산공장 13개, 연구시설 3개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신규 투자 계획도. /자료=연합뉴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기업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용인에 360조원, SK하이닉스는 평택에 122조원을 투자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덕 반도체 캠퍼스 증설에 120조원을, 기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증설에 20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총 면적만 여의도의 7배인 2100만㎡에 달한다. 오는 2030년 기준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19개의 생산 팹(fab)과 2개 연구 팹이 가동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는 올해부터 2047년까지 622조원의 민간 투자가 이뤄져 연구팹 3개를 포함해 모두 16개 팹이 새롭게 들어서게 된다.

정부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로 650조원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프라·투자 환경 조성, 반도체 생태계 강화, 초격차 기술 및 인재 확보 등을 발 벗고 지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산 기지가 조성되도록 민간 투자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이 기지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최첨단 메모리와 2나노미터(㎚) 이하 공정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정부는 메가 클러스터 내 팹 건설과 운영으로 총 364만명의 직간접 일자리가 만들어져 민생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확보 경쟁 심화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확보 경쟁이 민관으로 번져 각국 클러스터 간 대항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인프라·투자 환경, 생태계, 초격차 기술, 인재 등 4대 중점 과제로 삼아 정부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대규모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차질없이 공급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인프라 지원 및 투자 환경 조성 차원에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로 팹을 건설하는 용인 클러스터 한곳만 수도권 전체 전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기가와트(GW)의 전력 수요가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용인 반도체 산단 내 3G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해 전기를 먼저 공급하기로 했다. 이후 7GW의 전력은 송전망 확충을 통해 호남권의 태양광발전소와 동해안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와 공급할 방침이다. 

정부는 팔당댐의 잔여 용수에 화천댐 발전 용수까지 더해 추가로 필요한 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에서 전력과 용수의 적기 공급이 관건인 만큼 인허가 타임아웃제를 비롯한 신속 처리 절차를 총동원해 투자 지연이 일어나지 않게 관리할 방침이다.

또한 지난해 반도체 투자세액공제를 25%까지 확대한 데 이어 인센티브 확충과 킬러 규제 혁파로 투자 환경을 지속 개선할 예정이다. 올해 반도체 분야 정부 지원 예산도 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반도체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 소부장 경쟁력 강화와 취약한 팹리스 육성을 추진한다. 

정부는 현재 30% 수준인 소부장 자립률을 오는 2030년까지 50%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 현재 4개에 그치는 매출 1조원 이상 소부장 기업을 10개로 늘린다.

향후 3년간 24조원 규모의 대출·보증을 우대 지원하는 ‘반도체 생태계 도약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50대 기업 중 10개를 한국 기업으로 채운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속한 판교, 수원, 평택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교육 거점을 구축하고 국내외 반도체 연구 인프라와 협력 체계를 세운다. 

평택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평택 캠퍼스와 KAIST 차세대 설계 연구센터, 소자 연구센터를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는 미래 반도체 산업을 뒷받침할 인재 양성과 해외 인재 유치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 “법 효력 더 연장해 투자 세액 공제 확대” 

윤 대통령은 이날 “법의 효력을 더 연장해서 앞으로 투자 세액 공제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가 올해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세액 공제로 반도체 기업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생태계와 전체 기업의 수익과 일자리, 국가 세수가 늘어나게 된다”며 “세금을 면제해 주고 보조금을 지급했을 때 더 많은 세금과 재정 수입이 이뤄질 것을 보고 정부도 사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경기도 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들어서게 되면 앞으로 20년에 걸쳐서 양질의 일자리가 최소 300만개는 새로 생길 것”이라면서 “올해부터 향후 5년 동안 158조원이 투자되고 직·간접 일자리 95만개가 새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분야 일자리는 18만개 정도 되지만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이 팹에서만 7만개의 일자리가 더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