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A캐피탈 직원들 "경영진 불법 신용공여 의혹…금감원 신고"
2023-08-09
[스마트에프엔=신수정 기자] A캐피탈(옛 JT캐피탈)이 18일로 예고했던 대규모 정리해고 조치를 잠정 ‘보류’했다. 노조파괴 및 불법 정리해고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정감사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자 사측이 한발 물러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A캐피탈은 지난달 임직원 22명에게 이달 18일부로 정리해고 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날 '정리해고를 보류하겠다'며 돌연 태도를 바꿨다.
지난 5월 A캐피탈 인사부문 대표로 선임된 이우헌 노무사는 “노사 협의를 진행하는 단계이며 일전에 예고한 정리해고는 보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노무사는 또 “정리해고 대상자들의 책상 등 업무 환경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라며 “정리해고 예정일인 오늘까지 변동이 없으면 해고 조치는 강행하지 않고 보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캐피탈이 이처럼 태도를 바꾼 것은 오는 10월 열릴 국정감사에 사측 인사들이 증인으로 소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무금융노조 A캐피탈지부는 지난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접촉, 노조무력화 및 불법적 정리해고에 대한 문제를 살펴볼 수 있도록 A캐피탈 관계자의 국감 증인을 신청했다고 전해졌다.
A캐피탈 노조 관계자는 “이수진 의원이 직접 A캐피탈 본사에 방문해 살펴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해 이 노무사는 “사측이 국정감사 등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리해고를 보류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국가의 개입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와 사측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채 서로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노사 모두 교섭 체결에 대한 확신은 적은 상황이다.
김상수 사무금융노조 A캐피탈지부장은 “며칠 전까지 정리해고와 관련해 사측과 교섭이 진행되고 있었다”면서도 “큰 비중은 아니지만 해고가 철회되는 방향의 협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노무사는 “상급 노조인 사무금융노조와 A캐피탈 지부 간에도 이견이 있어 노조측 조율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노사 교섭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A캐피탈은 지난달 15일자로 무기계약직 6명에게 해고를 일방 통보, 5명이 희망퇴직하고 1명이 해고됐다. 2차 정리해고 대상자에 오른 정규직 21명까지 더하면 총 정리해고 대상자(희망퇴직 제외)는 22명으로 집계된다.
사측이 정리해고를 강행할 경우 A캐피탈 임직원은 총 100여명에서 52명이 빠져나가 몸집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1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60% 이상인 고용 구조를 갖췄던 A캐피탈이 대주주 사모펀드 키스톤PE, 뱅커스트릿PE에 인수된지 1년 반 만에 벌어진 일이다.
김상수 지부장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정리해고 대상에 오른 정규직 직원은 22명이며, 오늘 내로 (정리해고가)철회되지 않는다면 내일부터 해고 조치되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정리해고 대상자는 대체로 근속 연수가 오래된 분들이 많고, 노동조합에 발 담그고 계신 분들도 상당수 포함됐다”며 “40대 중반부터 50대 초반에 이르는 해고 대상자들은 재취업도 어려워 사측의 해고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캐피탈은 지난 2021년 9월 VI금융투자의 계열사인 뱅커스트릿PE가 키스톤PE와 공동 설립한 '키스톤뱅커스1호사모투자합자회사'에 매각된 금융사로, 기존 JT캐피탈에서 인수 직후 사명이 변경됐다.
상호저축은행법상 저축은행 인수를 위해서 매수자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만 한다. 반면 캐피탈사 인수는 금융당국의 심사 없이도 진행할 수 있어 이같은 방식으로 JT캐피탈을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인수 과정에서 현 박재욱 대표이사가 신임 대표로 선임됐고, 개인대출에서 기업대출과 투자금융업 위주의 경영 전환을 선언하며 대규모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을 단행했다고 전해졌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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