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마이크론 공백 놓고 대립…고래 싸움에 낀 한국 어쩌나

미중, 한국 마이크론 공백 메우기 회의적 반응
업계, 한국 반도체 기업 ‘무대응’ 기조 전략 필요
신종모 기자 2023-06-02 09:03:46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미국과 중국이 마이크론 제재와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 중인 가운데 중간에 낀 한국이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다. 특히 한국 반도체 기업의 ‘마이크론 공백 메우기’를 놓고 양국간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국가에 편을 들 수 없는 상황이면 차라리 대응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중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에 대해 이 회사 제품 구매를 중지토록 했다. 

CAC는 이어 인터넷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린 조치이며 법률에 따라 중요한 정보 시설 운영자는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로 한국이 그 공백을 메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중국이 친미국 성향의 한국에도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역시 한국이 중국에서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 분위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4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마이크론 제재의 빈자리를 한국 기업이 채우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이후 '마이크론 빈자리 메우기'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하원의원 중심으로 동맹국인 한국이 마이크론의 빈자리 채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도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한국 기업이 채워달라는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는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에서도 마이크론 공백 메우기 요청이 없다면 양국간의 상황을 관망해야 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강조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산업통상자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중국의 공식 요청이 없는 상황“이라며 ”양국의 공식 입장이 있을 때까지 전략적 무대응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마이크론 공백 메울시 수익성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의 공백을 메운다 해도 매출 증가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마이크론 수출 물량의 10%∼15%가 중국 물량이라고 가정하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은 1%~2% 증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에서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면 그때 한국이 움직여도 늦지 않다”며 “다만 한국은 사전에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상황 변화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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