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은 뒷전…마약에 빠진 재벌 3세들

유명 기업 재벌 3세들 대거 마약 유통·흡연 혐의 기소
남양유업 일가, 외손녀 이어 차남 자제까지 ‘마약 리스크’ 곤혹
신종모 기자 2023-01-31 14:10:23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홍모 씨(40), 효성그룹에서 분리된 DSDL 이사 조모 씨(39), JB금융지주 일가인 임모 씨(38) 등 9명이 마약 유통 및 흡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최근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한일합섬 창업주 3세 김모 씨(43세)가 구속되면서 그동안 잠잠하던 ‘재벌가 3세 마약 스캔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8일 해외에 체류하다 인천공항으로 자진 귀국한 한일합섬 창업주의 3세인 김 씨를 구속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고려제강 창업주 손자 홍모 씨(39)에게 두 차례에 걸쳐 대마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홍 씨는 지난달 23일 구속 기소됐다. 

신준호 중앙지검 강력부장이 지난 26일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열린 '재벌가·연예인 연루 대마사범 집중 수사 결과 발표'에서 증거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씨는 홍 씨가 검찰에 구속된 사실을 알게 되자 곧바로 미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위기감을 느껴 자진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과정에서 김 씨는 일정을 마음대로 변경하는 등 귀국 일정을 늦추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는 지난 26일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 이후 수사팀과 귀국 일정을 조율해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즉각 김 씨를 비롯해 해외 도주한 마약사범 3명을 기소중지하고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김 씨 외에 해외로 도주한 피의자 2명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총 20명을 입건하고 그중 10명을 구속, 7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경찰에서 대마 재배 등의 혐의로 알선책 김모 씨(39)를 구속 송치한 사건을 보완 수사 과정에서 재벌가 3세가 대거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본격화했다. 

남양유업 오너가 외손년 황하나씨. / 사진=연합뉴스


이번 수사로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홍 씨, 고려제강 창업자 손자 홍 씨 등 재벌가 3세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양유업 일가는 외손녀 황하나 씨에 이어 차남 자제까지 마약 리스크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 차남의 자제인 홍 씨는 대마 투여는 물론 지인과 유학생들에게 대마를 유통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홍 씨와 사촌관계인 황 씨는 지난 2015∼2018년 전 연인인 가수 박유천 씨 등 지인과 필로폰을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로 지난 2019년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그는 집행유예 기간이던 지난 2020년 또다시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해 2월 징역 1년 8개월을 확정받았다. 추징금 50만원도 그대로 유지됐다.

당시 황 씨는 남편 오 모씨(사망) 등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했다. 같은 달 말 오 씨와 서울 모텔 등에서 필로폰을 맞는 등 5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외에도 불구속 기소된 효성그룹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의 손자 조 씨도 대마를 구매해 흡연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씨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네 차례 대마를 사서 흡연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같은 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일가에서 마약 스캔들이 발생할 경우 관련자는 물론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며 “재벌가는 ‘마약 리스크’에 직면하지 않게 내부에서 엄단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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