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택시 승차난에 정부 '택시요금 조정안' 확정…얼마나 오르나?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택시 기사들이 대거 이탈함에 따라 심야 시간대만 되면 택시가 잡히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심야 시간 택시난을 완화하기 위해 이번주 '서울시 택시요금 조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오는 12월부터 택시 요금제가 본격적으로 달라지며, 요금 인상으로 인해 택시난이 해소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다음주 물가대책심의위를 열고 기본요금 인상과 심야할증 탄력요금제 등이 담긴 '서울시 택시요금 조정안'을 확정한다. 조정안은 다음과 같다. 우선 12월부터 현재 밤 12시~다음날 새벽 4시까지 적용되는 심야요금 기준이 2시간 빠른 오후 10시부터 적용된다. 오후 10~11시까지는 20% 할증, 오후 11시~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40% 할증률이 적용된다. 오전 2~4시는 20%다.

기본 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은 내년 2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현행 최대 3000원 상당의 호출료를 가맹택시의 경우 최대 5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구체적으로 중형택시의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1000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중이다. 이와 동시에 기본거리는 2km에서 1.6km로 줄인다. 거리 요금 기준으로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 요금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심야에 택시가 안잡히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이후 기사들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국택시운송조합사업연합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전국의 일반택시 등록 대수는 6만 5807대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 7만 9287대와 비교해 1만대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택시 운전자 수도 10만 2320명에서 7만 3468명으로 3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조정안으로 택시 공급이 늘어날지에 대해서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국토 교통부도 이달 초 심야택시난 완화 대책을 위해 호출료 인상를 내놨다. 당장 이달부터 현행 최대 3000원인 택시 호출료를 카카오T블루·마카롱택시 등 가맹택시(타입2)는 최대 5000원, 카카오T·우티(UT) 등 중개택시(타입3)는 최대 4000원으로 올린다.

가격이 오른만큼 승차 거부의 상황도 방지하기 위해 승객이 호출료를 내면 택시 기사가 승객의 목적지를 알 수 없도록 하고 가맹 택시는 강제 배차하는 방식도 적용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오히려 기사들의 골라 태우기 방식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사들이 목적지 미표시 호출은 아예 피하면 택시잡기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조정안과 관련해 A 택시기사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기본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수년간 택시요금이 동결됐던 점을 감안하면 결코 비싼 금액은 아니다"라며 "단, 가격 인상과 함께 목적지 미표시 등이 추가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심야 택시가 안잡히는 상황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금액을 올리는 것으로 당장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어도, 기사들 사이에선 임시방편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택시업계에서도 정부의 조정안과 관련해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택시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조정안과 관련해 검토 중에 있다"며 "정부의 가격 인상에 맞게 따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