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0년 만에 분기 적자 전환…영업손실 1.7조원 ‘어닝쇼크’

수요 부진·제품가 하락 영향…연간 영업익 43.5%↓
반도체 업황 하반기 반등 전망…투자 규모 50% 축소 전략
신종모 기자 2023-02-01 09:43:02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PC,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수요 감소와 제품가격의 큰 폭 하락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 7012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매출 7조 6986억원, 순손실 3조 5235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44조 64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조 66억원으로 43.5%, 순이익은 2조 4389억원으로 74.6%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주 SK하이닉스 전경. /사진=충청북도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서버와 PC 시장으로는 고용량 D램 제품 공급을 늘렸다. 또 성장세가 커지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고객향으로는 DDR5와 HBM 등 자사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제품의 판매도 늘렸다. 특히 회사는 데이터센터용 SSD에서는 고객 확대를 통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줄고 제품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4분기 회사의 경영실적은 적자로 전환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역시 다운턴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IT 기업들이 고점 대비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진 메모리 반도체의 사용량을 늘리며 점진적으로 시장 수요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이 늘지 않아 재고는 상반기 중 정점을 기록하고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하고 10조원대 후반으로 예상되는 올해 투자액 대비 내년 투자 규모를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나간다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경영환경의 빠른 변화에 맞춰 제품과 고객지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GSM(Global Sales & Marketing)’ 조직에 변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며 “회사가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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