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28)K-LCC에 대한 각종 소문, 그 오해와 진실 ⑦8. LCC라서 비싼 환불수수료를 받는다?

김효정 기자 2023-01-28 06:56:01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K-LCC가 시장을 급속히 확대하며 항공여행이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낮은 항공운임에 끌려 예매했지만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 여행을 취소해야 할 경우 환불을 해야 하고, 이 때 발생하는 환불수수료는 소비자의 불만요인이 되었다. 그런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독 K-LCC의 환불수수료가 비싸다는 오해가 존재했다. 정말 환불수수료는 K-LCC 만의 문제이고, K-LCC는 기존항공사보다 더 비싼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는 않다. 이와 관련한 조사를 발표한 여러 시민단체들 역시 기존항공사의 홈페이지를 꼼꼼히 살펴본다면 사실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마치 환불수수료는 K-LCC만의 문제인 것처럼 호도하는 경우가 있었다. 모든 항공사는 예약한 항공권의 변경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한다. 또 이 같은 수수료는 K-LCC라서 비싼 것이 아니라 항공권의 노선과 좌석 클래스에 따라 수수료 차이가 많이 나므로 기존항공사가 더 비쌀 수도 있다. 항공권은 퍼스트클래스, 비즈니스클래스, 이코노미클래스 등 통상적인 구분 외에도 같은 클래스 좌석이지만 노선이나 예매시점과 체류기간 및 일정변경 등 제한조건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클래스로 구분된다. 그리고 취소나 일정 변경에 따라 부과되는 수수료 역시 이 같은 예매조건에 따라 서로 다르게 적용된다.

항공사가 공시한 정상운임(또는 일반석 등 항공사마다 운임의 명칭은 다소 다름)으로 예매를 할 경우 일정 변경이나 일정 취소에 따른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특가’ 또는 ‘할인’ 등의 이름이 붙은 이른바 프로모션 항공권의 경우는 정상운임에 예매한 일반항공권보다 여러 변경조건이 까다로운 것이 일반적이다. 정상운임에 비해 아주 낮은 운임으로 판매하는 대신 가수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일정 변경이나 취소에 따른 비용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인 셈이다. 따라서 같은 구간, 같은 등급의 좌석을 이용하더라도 예매한 시점과 예매한 항공권의 클래스 등에 따라 조건은 달라지게 된다. 보통 K-LCC들이 다양한 프로모션을 수시로 진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인 관심이 K-LCC에 집중되어 있지만 기존항공사가 K-LCC보다 수수료가 비싼 경우도 일반적이다.

과거에는 기존의 두 항공사가 엇비슷한 항공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보편화된 K-LCC 시대에는 일반항공권 이외에 특가항공권, 얼리버드항공권, 실속항공권 등 항공권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날짜, 시간대, 체류기간 등에 따라 운임은 천차만별이 되었다. 따라서 소비자는 구매 후 취소에 따른 수수료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예매 전에 여행지, 영문명, 환급규정, 일정 변경 가능 여부 등을 세심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16년 9월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환불수수료 관련 규정을 새롭게 정하면서 “특가운임(취소불가를 조건으로 70% 이상 할인판매)은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으로 보기 어렵다고 이미 판단하여 심사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K-LCC의 환불 및 취소수수료가 항공사 임의로 받는 게 아니라 정부당국의 엄격한 통제하에서 정해지며, 특히 특가운임에 대한 환불수수료는 소비자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했다.

9. LCC는 지연이 잦다?

항공사가 많아지고 항공여행 비중이 늘면서 항공기 지연이나 결항과 관련한 소식이 더 많아졌다. 그런데 유독 K-LCC의 지연이 많은 것 같다. 정말 K-LCC는 지연이 잦은 걸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K-LCC보다는 외국계 일부 LCC가 지연이 특히 많았다. 또한 K-LCC 가운데 일부 후발 K-LCC에 국한된 얘기였다.

K-LCC들의 지연과 결항 뉴스가 유난히 많았던 2014년 당시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국내 취항 항공사 안전정보_2014년 상반기’ 자료에서 정비로 인한 국제선 정기여객 운항∙결항 항공사 현황이 공개됐다. 우리나라에 취항하고 있는 총 32개국 74개 항공사의 지연편수, 결항편수, 지연율, 결항률 현황에서 국적항공사 7개사 만을 봤을 때 이스타항공의 지연률이 가장 높은 1.1%를 기록했다. 이어 티웨이항공(0.29%), 아시아나항공(0.26%), 진에어(0.23%), 제주항공(0.22%), 대한항공(0.11%), 에어부산(0.1%) 순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만 봤을 때는 K-LCC의 지연 빈도수가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절대숫자’를 간과한 함정이 있었다. 당시 국내 취항 항공사 74개사 가운데 지연편수가 가장 많은 곳은 아시아나항공 42건이었다. 이어 대한항공이 24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K-LCC는 이스타항공 14건, 제주항공 7건, 진에어 4건, 에어부산 2건, 티웨이항공 2건으로 기존항공사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물론 기존항공사의 운항편수가 많기 때문에 지연편수도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항공사의 지연을 경험하는 빈도수가 더 잦다는 뜻인데 K-LCC라 해서 항상 늦어지고, 결항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팩트가 아닌 심리적 가설이었다.

그럼 현재는 어떨까? 현 시점에서 가장 최근 통계치인 2022년 3분기 항공교통서비스 현황을 보면 국적항공사의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친 시간준수율은 93.2%로 나타났다. 국내선 시간준수율은 92.9%, 국제선 시간준수율은 94.5%였다. 이를 다시 항공사별로 들여다보면 국내선의 경우 대한항공 92.0%, 아시아나항공 93.2%였다. 그리고 제주항공 95.6%, 진에어 92.6%, 티웨이항공 91.5%, 에어부산 91.2%, 에어서울 91.8%, 플라이강원 95.3%, 에어로케이항공 95.3% 등이었다. 국적항공사별 국내선 시간준수율은 제주항공이 95.6%로 1위,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항공이 95.3%로 공동 2위였으며, 에어부산이 91.2%로 가장 낮았다.

국제선 시간준수율은 대한항공 97.2%, 아시아나항공 95.9%로 나타났다. 그리고 제주항공 97.1%, 진에어 95.1%, 티웨이항공 95.5%, 에어부산 96.5%, 에어서울 91.0%, 플라이강원 94.9%, 에어프레미아 96.6%였다. 국적항공사 및 외항사를 통틀어 시간준수율 비교 결과, 대한항공이 97.2%로 1위, 제주항공이 97.1%로 2위였으며, 외항사 평균은 90.9%, 에어서울은 91.0%로 낮게 나타났다.

따라서 K-LCC와 기존항공사를 굳이 그룹으로 나눠 어느 쪽이 더 지연이 많다 적다를 구분하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가 있으며 그 원인이 항공사 때문인지 공항이나 기상 등 외적요소 때문인지도 살펴야 한다. 그럼에도 유독 K-LCC의 지연이 많은 것 같다는 의심의 눈초리는 항상 있었다. 이는 항공기 숫자가 부족한 일부 K-LCC가 결함이 발견됐는데 대체편 투입이 늦어져 오랫동안 승객들의 발이 묶인 사례가 종종 뉴스로 보도되면서 소비자 인식에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생빈도로 따져봤을 때 K-LCC라 해서 지연이 더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유독 K-LCC의 지연이 많은 것 같다는 일반적인 오해를 불식시키는 의미심장한 뉴스가 최근 나왔다. 불름버그통신은 2023년 1월11일 여행정보 제공업체 OAG의 분석을 전했다. 이 분석은 연간 공급좌석킬로(1좌석킬로는 한 좌석으로 1㎞를 비행한 것)가 가장 많았던 전 세계 250개 항공사를 평가한 것이며 정시운항은 예정된 시간의 15분 내 이·착륙한 항공편을 뜻한다. 이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가장 시간을 잘 엄수한 항공사는 인도네시아 가루다항공으로 평가됐다. 정시운항률은 95.63%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LCC 사페어와 독일 LCC 유로윙스가 각각 95.3%, 95.26%로 2~3위를 기록했다. 다만, 유로윙스는 취소율이 3.49%에 달해 이 부분에서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낸 20개 항공사에 포함됐다. 다음은 태국의 타이에어아시아(92.3%)였고, 제주항공은 91.8%로 4~5위에 기록됐다.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이 각각 88.8%와 88.1%로 그 다음이었다. 20위권 안에 든 미국 항공사는 델타항공(17위, 81.79%)이 유일했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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