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플페이 상륙…삼성페이 시장 점유율도 변화할까?

애플페이, 빠르면 내년 한국 도입…'NFC' 문제가 변수
삼성페이,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서 업계 1위
금융당국, 단말기 보급 이슈 지적...'신용정보법' 저촉 여부 검토
황성완 기자 2022-12-13 10:43:55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애플페이의 약관 심사가 완료된 가운데 애플사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가 내년 초쯤 대형 유통 카드 가맹점을 중심으로 국내에 도입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페이를 이용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사용자들이 아이폰운영체제(iOS)인 애플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애플이 채택하는 EMV 컨택리스(비접촉) 기술 기반의 단말기가 턱없이 적기 때문에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은 상황으로 국내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교체 문제도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애플페이 빠르면 내년 한국 도입…"NFC 단말기 문제 해결되면 서비스 개시"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 약관 심사가 지난 5일 완료됐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한국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페이는 NFC 단말기 보조금 문제로 출시가 미뤄지고 있으나 해당 문제만 해결되면 조만간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의 도입은 삼성페이가 독점하던 페이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온·오프라인을 합산한 간편결제 시장의 비중은 삼성페이 등 휴대폰 제조사 서비스보다 전자금융업자의 비중이 높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는 삼성페이가 거의 독점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삼성페이는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사용량을 보인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1월 삼성페이의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1603만명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는 320만명, 네이버페이는 74만명에 머물렀다.

업계는 삼성페이 흥행의 가장 큰 요인으로 '범용성'을 꼽는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와 달리 NFC(근거리무선통신)와 MST 결제를 모두 지원한다. 특히 MST 기술은 가맹점 대부분이 MST 단말기를 사용하는 한국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MST는 카드 마그네틱을 통해 결제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실물 카드는 마그네틱선을 결제 리더기에 긁으면 자기장이 발생하는데, 이때 카드 정보가 전자신호로 바뀌어 카드사 서버로 전달된다. MST는 실물 카드를 긁어야 발생하는 자기장을 스마트폰에서 자체적으로 발생시켜 카드 정보를 전달하는 식이다.
삼성페이 이미지 /사진=황성완 기자

애플페이 도입에 삼성페이 이용자 수 감소할까?

애플페이가 도입될 경우 일각에서는 삼성페이 사용자 수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트래픽 분석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 하반기 처음으로 30%에 달했다.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티디아이)는 자사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을 통해 삼성페이의 지난해 동월대비 3분기 앱 설치수와 설치수 대비 MAU를 비교 분석해 발효했다.

지난해 3분기 앱 설치수는 △7월 2892만7000대 △8월 2902만3000대 △9월 2901만3000대로 집계됐다. 2022년 3분기 앱 설치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증가한 △7월 2968만9000대 △8월 2978만8000대 △9월 2988만7000대로 집계됐다.

설치수 대비 MAU 역시 전년동월 대비 증가했다. 2021년 3분기 앱 설치수 대비 MAU(월 사용자 수)는 △7월 57.39% △8월 58.09% △9월 59.14%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앱 설치수 대비 MAU는 △7월 61.85% △8월 61.60% △9월 61.50%로 60%대를 넘겼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삼성페이를 이용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사용자들이 아이폰운영체제(iOS)인 애플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삼성페이 이용자는 "애플페이가 출시되면 아이폰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출시는 확정이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성으로 출시되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계성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애플페이가 채택하는 EMV 컨택리스(비접촉) 기술 기반의 단말기는 턱없이 부족하고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은데다, 국내 NFC 단말기 교체 문제도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

금융당국, '신용정보법' 저촉 여부 검토…애플페이 출시 지연 예상

애플페이 출시가 더 늦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애플페이 결제 처리 과정에서 국내 결제 정보를 국외 결제망으로 이전하는 게 개인정보보호법 및 신용정보법상 허용되는 행위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출시 준비 중인 애플페이는 국내 가맹점 결제 정보를 제휴사인 비자·마스터카드의 결제망을 거쳐 승인하는 결제처리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출시된 카드나 간편결제 서비스가 통상 국외 결제 건에 대해서만 국외 결제망을 이용하는 것과는 차별된다. 국내 가맹점의 결제 업무를 해외 사업자에 위탁해 처리할 수 있는지,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기술적 안정성 문제가 없는지 등이 당국이 중점적으로 들여다 보는 사항이다.

애플페이와 국내 제휴사인 현대카드 측은 결제 정보가 암호화된 상태로 전송되는 데다 개인식별정보를 담고 있지 않아 문제 될 소지가 없다고 소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2013년 대규모 신용카드 고객 정보유출 사건 등 경험이 있는 금융당국으로선 감독 권한이 미치지 않는 해외로 결제정보를 이전하는 업무 프로세스가 적정한지 신중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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