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믹스' 상폐 사태는 대기업 두나무의 횡포?

황성완 기자 2022-12-06 14:20:44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위메이드가 개발한 가상화폐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가 세간의 화제다. 두나무의 '업비트'를 포함해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디지털 자산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 닥사(DAXA)는 지난달 24일 저녁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에 대해 오는 12월 8일 거래 지원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닥사는 "위믹스의 '부정확한 유통량'과 투자자들에 대한 잘못된 정보 제공이 원인이라며, 위믹스 측이 충분히 소명을 하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발행하면서 각 거래소에 2억4957만개의 화폐를 발행하겠다고 통보했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30% 많은 7245만개를 더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직후 위믹스는 희소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가격이 하루 만에 25% 넘게 폭락했다.
황성완 기자

닥사의 위믹스 상폐 결정에 위메이드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달 25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위믹스 상폐는 의도한 것도 아니고 이런 결과가 나오게끔 한 것도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사태는 업비트의 '갑질'이며, 대기업의 횡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저녁에 위믹스 상폐 소식과 함께 충격적인 사진을 받았다"며 "업비트 경영진 중에 한 분이 인스타그램에 먼저 유출된 기사를 올리면서 자랑하고 있었다. 이게 자랑할 일인가"라고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위메이드가 유통계획을 제출한 곳은 업비트뿐인데, 업비트는 유통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다른 코인에 대해서는 제제를 가하지 않는 상황이라 징계를 받는 것이 억울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장현국 대표는 앞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에 미디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위믹스 관련 리스크를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예측하지 못했다"고 강조했었다. 업비트가 미리 위메이드 측에 알려주지 않고 상폐 통보를 결정한 것이다. 사회적 지위로써는 두나무의 업비트가 갑이고 상장을 시켜야 하는 위메이드는 을일 수 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한 기업이 특정 가상자산의 거래를 지원하는 것은 힘든 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메이드 입장에서 대기업이라고 한 기업의 생사가 걸린 중차대한 결정을 심의·주의·경고 절차도 없이 임의로 처분하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이러한 업비트 측의 갑질 논란이 더욱 불거지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위믹스 거래 종료 결정 기사와 함께 사자성어 '사필귀정'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필귀정이란 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위믹스의 거래 종료에 사적 감정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물론 위메이드와 위믹스 코인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엄청난 피해를 감안할 때 업비트의 이같은 결정이 단순히 사사로운 감정 때문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하지만 만의 하나 이런 사유가 위믹스 상장폐지에 영향을 미쳤다면 있을 수 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는 건 자명하다. 업비트는 시장 점유율이 80%가 넘는 국내 가상자산 업계 절대 강자다. DAXA의 의장사도 업비트가 맡고 있다. 무릇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이라면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상생을 통해 '윈-윈'의 결과를 내기위해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위메이드가 DAXA에 속한 4개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재판이 오는 7일 열린다. 재판부가 민간 자율규제협의체인 DAXA가 압도적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금융당국의 역할까지 자처한 위믹스 상폐 결정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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