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쌀값만 폭락...식품업계 대책 마련 추진

홍선혜 기자 2022-11-14 10:43:40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밥상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지만 유독 국내 쌀값만 수직 하강 중이다. 쌀 생산량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에 비해 쌀 소비는 급격하게 줄어든 탓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와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쌀 소비량 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뛰어들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쌀 20kg의 도매 가는 4만 555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평년비 3.31% 떨어진 것이며 지난해 비교 2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통계청에서는 2021년 1인당 쌀 소비량이 56.9㎏로 집계됐다. 1990년 119.6㎏에 비해 반도 못미치는 양이다. 그러나 육류 섭취량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인당 육류 섭취량은 64.3kg으로 쌀 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식문화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이 밥 보다는 고기나 밀가루를 즐기는 것으로 판단된다. 서구화된 식습관 탓도 있지만 1인가구가 증가 및 간편식 선호 등도 쌀 소비 감소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쌀값 안정화를 위해 지난 9월 25일 고위당정협의회 관련 국회 브리핑에서 약 45만t의 쌀을 시장 격리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러나 쌀을 계속해서 매입하면서 발생한 비용과 장소마련에 고충이 따랐다. 올해 정부에서 쌀 구매에만 7900억원을 썼고 2년 보관하는데 약 8470억원이 들어갔다. 최근 역대 최고 물량인 쌀 45만t에는 무려 1조원 정도의 큰 비용이 발생했다. 보관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쌀을 보관하는 창고를 마련하는 것에도 약 1조가 넘게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쌀을 소비할 수 있게끔 쌀을 이용한 다양한 식음료 제품들을 생산하는 등 다양한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

실제 즉석섭취식품 및 간편식 시장 확대로 식품업계의 쌀 소비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2021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식품업계의 연간 쌀 소비량은 전년비 4.6% 증가한 68만t으로 집계됐다. 이중 도시락류와 식사용 조리식품이 각각 18%, 10% 증가해 쌀 소비 성장이 가장 두드러졌다.

롯데제과 즉석섭취식품/사진=롯데제과

롯데제과에서는 김밥, 도시락, 냉동간편식, 즉석섭취식품 제조에 투입 된 국내 쌀 소비량이 2년 연속 10%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6835t으로 전년 대비 약 11%가량 증가했고 올 8월까지 누적 소비량은 5124톤이다. 이는 전년비 약 15%가량 늘어난 수치다.

롯제제과는 쌀 소비 증가량에 가장 크게 이바지 한 것은 즉석섭취식품 소비 증가와 가정간편식(HMR) 시장 성장이라고 예측했다. 업계는 향후 지속적인 즉석섭취식품 공급은 물론 가정간편식 제품에도 쌀 사용량을 지속 늘려갈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산 쌀을 이용한 제품을 더욱 확대해 쌀 값 안정화 및 쌀 소비량 감소를 줄이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며 “아울러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밥맛 제공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전했다.

하림 The미식 퍼스트키친 공장/사진=하림

즉석밥 시장에 뛰어들었던 하림은 즉석밥 생산량 증대를 위해 위해 전북 익산 함열읍에 2만2784㎡ 규모의 퍼스트키친 밥 공장 K3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K3 공장은 백미밥, 귀리쌀밥, 메밀쌀밥, 오곡밥 등 100% 국산 쌀로 만들어지는 11가지 즉석밥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하림은 K3공장을 통해 국내 쌀 소비 촉진에 기여 할 것을 기대 중이다.

하림 관계자는 “원활한 제품 공급을 위해 밥 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100% 국산 쌀로 만든 더미식 밥을 통해 우리 쌀 소비 촉진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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