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넷플릭스 OTT 시장 입지…직원 150명 해고

넷플릭스-SKB 공판 "빌앤킵" vs "면도날" 의견 대립
넷플릭스, 실적부진으로 직원 150명 해고…자발적으로 회사 떠나기도
가격 인상·계정 공유 금지 등으로 손절하는 국내 이용자들
황성완 기자 2022-05-20 10:19:18
넷플릭스 PC버전 메인 홈 /사진=황성완 기자
넷플릭스 PC버전 메인 홈 /사진=황성완 기자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지난 18일 SK브로드밴드와 진행한 제2심 공판에서 1심에 이어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가운데, 같은 날 직원을 150명을 해고했다. 또, 지난해 11월 단행한 가격 상승과 오는 10월부터 친구·지인과 계정 공유 금지 등으로 인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의 1위를 차지하던 입지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지난 18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항소심의 2차 변론기일이 열렸다. 두 회사는 지난 3월 열렸던 항소심 1차 변론기일에서 내놨던 주장을 다시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CI /사진=황성완 기자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CI /사진=황성완 기자
넷플릭스-SKB '망 사용료' 전쟁 점화

넷플릭스는 "우리도 오픈커넥트(OCA)를 통해 통신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이고, SK브로드밴드와 통신사 간 대등한 지위에서 연결(피어링)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번 공판에서 제기했던 ISP 사이에서 트래픽 양에 큰 차이가 없으면 '상호무정산'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는 '빌앤킵'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넷플릭스 측은 "192개국 1500만개의 피어링 중 99.9996%가 빌앤킵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나머지 0.0004%만이 망 이용량에 따라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OCA는 데이터를 분산된 서버에 저장하는 시스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는 기간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ISP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넷플릭스가 주장하는 상호무정산 원칙은 동등한 수준의 ISP 사이에서 적용되는 정산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거래의 기본은 유상거래이며, 무정산으로 시작했지만 이제서야 망 이용 지불을 주장하고 있다는 넷플릭스의 주장은 터무니없고 허황된 발언"이라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예시로 교통사고가 나고 진료비를 협상할 수 없어 일단 수술했는데, 나중에 무상 아니었느냐고 주장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어 "'오컴의 면도날 원칙'은 복잡한 논리나 설명의 경우 거짓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면도날로 베어버리라는 원칙으로, 넷플릭스는 사실관계를 왜곡하기 위해서 사안을 비틀고 있다"고 덧붙였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제3차 공판은 다음 달 진행될 예정이며, 각 쟁점별 심리로 진행된다.

넷플릭스, 직원 150명 해고…"실적부진이 원인"

넷플릭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포스트 등 주유 외신을 통해 실적 부진 여파로 직원 150명을 해고했다고 알렸다.

이는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으로 타격을 입은 넷플릭스는 매출 둔화를 만회하기 위해 비용 절감 계획의 일환으로 직원 150명을 감축한 것으로 해석되며, 상장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마주한 넷플릭스가 생존 방안을 찾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선 만큼 이번 정리해고 조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매출 증가세 둔화는 지출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라며 "이번 정리해고는 개인의 성과와 무관하고,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회사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혔다.

넷플릭스의 정리해고 조치에 이어 자발적으로 별개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매체는 "주가가 급락하고 기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넷플릭스를 떠나려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스트리밍 업계에서 손꼽히는 넷플릭스 스타급 직원들도 HBO 맥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플러스 등 경쟁 업체로의 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구독자 감소보다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콘텐츠웨이브가 운영중인 웨이브 PC버전 메인 홈 /사진=황성완 기자
콘텐츠웨이브가 운영중인 웨이브 PC버전 메인 홈 /사진=황성완 기자
점점 줄어드는 넷플릭스의 국내 OTT 시장 입지…국내 OTT 플랫폼 살아나나

넷플릭스와 국내가 합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이 전세계로 히트를 치면서 넷플릭스의 입지는 국내를 넘어 전세계로 확산됐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18일 프리미엄 서비스 가격을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이래 5년 만에 이뤄진 첫 구독료 인상이었다. 가격 인상에 이어 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칠레·페루·코스타리카 지역에서 넷플릭스가 한 가구에 함께 살지 않는 가족, 친구와 함께 콘텐츠 시청 계정을 공유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유료 가입자 수가 감소하며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4분기 2억2180만명이던 넷플릭스 가입자가 올해 1분기에는 2억2160만명으로 20만명 줄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 척도인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달 20일 넷플릭스 주가가 하루 사이 35% 폭락하기도 했다.

국내에는 올해 10월부터 계정 공유 금지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이용자들도 반발을 표하는 상황으로,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점점 넷플릭스를 손절할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가격 인상도 단행했으면서, 한정적인 콘텐츠인데도 불구하고 동시 접속도 없애면 넷플릭스를 시청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다른 OTT를 찾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국내 OTT플랫폼업계 관계자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넷플릭스의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국내 OTT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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